구강건강은 ‘노후 삶의 질’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이것이 만 65세 이상 노인에서 국민건강보험으로 2년 주기의 구강검진과 30% 본인 부담으로 7년 주기의 틀니와 평생 2개 임플란트를 보장한 이유이다. 문제는 뇌졸중, 치매 등을 앓고 있는 돌봄 노인의 구강건강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생애 말기 존엄사(尊嚴死)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초고령화사회의 진입을 목전에 둔 현 시점에 OECD 국가의 보편적 복지에 걸맞게 대응해 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 치과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치과의료산업이 황새걸음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국가적 지원여부에 따라서는 국부 창출을 통한 국민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필자는 이러한 치과계의 시대적 현황을 고려하면서 아래와 같은 구강정책부서의 확대·개편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가자고 제안하고 싶다. # 보건복지부 구강정책 조직과 기능의 확대 먼저 보건의료정책부서 조직에 대한 구강정책부서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구강정책부서는 보건복지부 제2차관 소속 31개 보건의료정책 부서 중 1개과로 3%에 불과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보건복지부 내 구강정책부서의 수난사와 깊이
동물을 사랑하며 그림을 그린다. 꿈은 평소 생각한 것과 연관되거나 뜬금없이 나타나기도 한다. 동물화를 그리던 아이를 보며 동물화가가 요즘 각광받는 직업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예전 아이가 수시로 그리던 동물화가 꿈속에서 뒤섞여 실제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틈만 나면 만화부터 인물묘사 캐리커처 등을 그려서 주변에 보여주면 잘 그린 게 아님에도 재미있어 하고 잘 그렸다며 종종 칭찬을 해주곤 했다. 잘 한다 잘 한다하면 더 잘해서 칭찬 받고 싶어 더 노력하는 아이들의 심리라 할까? 그런 계기로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며 자꾸 그쪽으로 시간을 많이 들이다보니 취미를 넘어 미술에 약간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예체능으로 장래에 성공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하나로 많은 갈등과 고민 끝에 화가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고등학교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서양화가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오로지 서양화를 그리며 인생의 목표를 정했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며 부모님이 극구 말리셨다. 사실 뚜렷한 결과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 뒷받침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할 수 없이 화가의
치과의사 선배가 후배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들은 많겠지만, 오늘은 필자보다 선배님들에게는 감히 실례를 범하는 일이지만, 필자가 치과의사로서 살아오면서, 후배들에게 전해도 괜찮을 것 같은 사항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① 배움의 기회를 많이 갖기 바랍니다. ‘통계학’과는 별로 상관없을 듯한 인턴 선생이 필자가 내 준 과제를 읽다가 ‘진단방법 관련 통계’에 대한 질문을 했다. ‘선생’의 운명을 타고난 필자라고 생각하여, 필자가 지니고 있는 참고문헌 몇 권을 펴 주면서 설명해 주었다. 필자 세대의 치과의사들이 처음 이 직업에 입문했을 때에는, 나름 선배들과는 차별된 새로운 학문으로 무장했다고 하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솔직한 심정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특히 전공을 하지 않은 ‘치과보철학’의 경우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였고, ‘치과교정학’의 경우에는 ‘전공자들만의 league’로 생각할 정도였던 것 같다. 간혹 동기들 간 모임이라도 있게 되면, 우리 동기들을 가르치신 ‘스승님들’에 대해 ‘평가’하기 바빴던 것 같다. 답답한 마음도 있고, 환자를 제대로(?) 진료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그래도 모르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선배 등을 만나
흔히 한국을 소개할 때 한국의 (전통)음식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비빔밥이다. 글로벌하게는 불고기와 함께 “밥 중에 제일 유명한 밥”으로 생각된다. 김밥도 있지만 일본 스시 혹은 마끼 등의 유사품이 많이 알려져 있어 비빔밥이 한국의 고유성과 함께 그 중 최고인 듯하다. 필자가 음식 평론가나 맛탐험가가 아니니 구체적이지도 않고 전문성을 포함하지도 않지만, 이런 비빔밥의 레시피와 형식은 한국인의 전통적 관습이나 국민성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지역마다 환경마다 조금씩 다른 재료를 비빔밥에 사용하기도 하고, 실제로는 딱히 정해진 재료없이 당시에 갖고 있는 적절한 재료들을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옛날 궁중에서도 먹은 음식이라고는 하지만 평민들이 남은 밥과 반찬을 한번에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 비빔밥의 근원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러가지 나물들과 고명을 참기름 고추장 양념과 함께 비벼, 재료들의 특성이 조화되면서 맛을 더 좋게 느끼게 한다는 다소 사전적인 설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비빔밥의 장점은 편의성과 효율성이 아닐까. TMI일수도 있지만, 오래전 필자가 재수생이던 시절, 학원 문앞의 분식집에서 일년내내 점심을 비빔밥으로
국가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의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발생된 출생 통계를 보면, 2020년 총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으로 전년(30만2,676명)보다 30,339명(10.0%)이 감소되었다(그림 1). 사실 대한민국이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것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위생환경이 개선, 감염질환에 대한 치료, 의학기술의 발달, 이에 발맞춘 보건의료 정책이 펼쳐지며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19세기-20세기 중반까지는 피임에 대한 정보나 약, 도구도 부족하였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며, 아이는 현재와 미래의 노동력으로 치부되어 주요 경제자산으로 여겨졌다. 특히 1960년대 전쟁이 끝나고 생활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한 집당 아이는 5~8명 정도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정부는 적정한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해 인구억제정책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정부가 대표적으로 내세운 가족계획 구호로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가 있었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캠페인을 통해서 국민의식 전환에 애쓴 시절이었다(그림 2). 1970년대에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화 중 하나는 위계질서이다. 위계질서의 사전적 의미는 관등이나 직책의 상하관계에서 마땅히 있어야 하는 차례와 순서로 풀이되며, 연공서열이란 말이 함께 연상된다. 다시 말해, 서열이 짬밥 순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나이로 구분된 단체 돌봄과 의무교육, 그리고 대학과 군대, 회사 생활로 이어지는 조직문화에 노출된 우리는 위계질서와 연공서열을 당연하게 인식하는 한편, 남을 향한 위계질서를 강조하면서도, 본인을 향한 위계질서는 불편해한다. 위계나 서열은 강력한 규율이나 원칙에 의해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매겨졌을 때는 구성원들이 쉽게 동의하고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다양성과 개인주의가 존중되는 현대 사회에서 수직적 위계질서와 상명하복 문화는 오히려 조직의 소통과 성과를 저해할 거라는 건 이제는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1997년 괌에서 2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의 원인이 기장과 부기장 사이의 군대식 위계 문화와 우리 말의 복잡한 경어체계로 인한 소통의 문제임이 밝혀진 후, 대한항공은 민간 출신 조종사 비율을 늘리고, 영어 의사소통을 표준화하여, 항공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은 위계질서의 단면을 보여준 유
아마 지금 50세 전후 국민학교 출신 이상의 세대라면 학교에서 숙제처럼 암송하던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글은 박종홍, 안호상, 이인기, 유형진 등 학계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기초위원 26명과 심사위원 48명이 초안을 작성하고, 국회의 만장일치의 동의에 따라 박정희 대통령이 1968년 12월 5일 발표한, 당시의 대한민국교육의 지표를 담은 것이었다. 이후 모든 교과서 첫 장에 인쇄되어 있었고, 교실 칠판 옆에도 크게 써 붙여 있었다. 그러다가 민주화가 되고 박정희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이 정권을 갖게 되면서 이것이 군사정권의 잔재이자, 일본의 메이지 유신 당시 “교육칙어”(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제정과 유사한 목적을 가진 친일잔재라 하여 언제부터인가는 아예 교육현장에서 없어지게 된다. 그 역사가 어떠하든 필자는 신기하게도 당시 외운 국민교육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또렷하게 암기가 가능하다.(지금은 돌아서면 오던 길도 잃어버릴 판이지만…) 어릴 적에는 그 세세한 깊은 의미도 잘 모르고 암기하였고, 국민교육헌장이 친일 군사정권의 잔재이고 국민을 전체주의로 세뇌시키기 위한 도구였다고 언론에서 떠들 때도 그저 덤덤하게 지나갔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독일에 유
얼마 전 개원식을 치뤘다. 쑥스러워서 안 하려고 했으나 친한 형님의 조언, 궁금해 하는 지인들, 그리고 내 인생에서 딱 한 번의 이전 개원식일거 같아서 나는 생각을 바꿨다. 14년 만에 병원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자그마한 건물을 하나 지었기 때문이다. 험난한 과정이었다. 많은 분들의 축하로 그 동안의 고생이 치유되었다. 살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때가 한 번쯤은 있을텐데, 나는 이번이 그랬다. 5년 전쯤 릴레이수필에 글을 하나 썼었는데, 동기부여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나서 생각해 보니 그 즈음에 대학원도 시작하고, 땅도 샀던 거 같다. 뭔가 정체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그 때 했나 보다. 그 때 세웠던 목표를 이뤘으니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 전직 CEO의 책이었다. 그는 아마존 창업자, 마이크로소프트 CEO, 랄프로렌 회장, 존슨앤존슨 회장, 나이키 사장, IBM CEO 등 세계 유수 기업의 총수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기업가이기도 하다. 미국의 베스트 바이(Best Buy)라는 회사의 전직 CEO “위베르 졸리”이다. 베스트 바이는 한국으로 치면 롯데 하이마트와 비슷한 업체다. 생활가전에서부터
구강돌봄진료는 요양시설, 재택, 요양병원 등 돌봄 노인이 어디에 거주하든 통합적으로 실시·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과 입장에서는 이미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서 돌봄과 진료가 잘 시행되고 있어서 재택 거주 노인들의 돌봄을 위한 재택의료팀만 구성하면 된다. 반면에 치과 입장에서는 현재 요양시설 계약의사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요양시설, 재택, 요양병원 등 모든 돌봄 노인들을 위한 구강돌봄진료를 통합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강돌봄진료는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연계되면서도 그 성격과 특성 및 준비여건 등에 비추어 별도의 독립적인 체계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요양시설에서 치과계약의사가 구강돌봄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않고 있듯이 단지 재택의료팀의 구성원으로 치과의사를 포함시키게 되면 동일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구강돌봄진료를 돌봄 노인의 거주 장소와 상관 없이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그에 따른 기대 효과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한다. 구강돌봄진료 통합시스템 구축방안(1): 총괄관리기구 설치 구강쇠약이 전신 노쇠의 동반 혹
차마고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오래전부터 태고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불교의 나라, 티벳 지역의 신비에 대해 막연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TV에 방영된 티벳 지역의 차마고도 천연염정에 대한 시사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고산지대의 황톳물이 흐르는 란창강의 좌, 우편으로 빽빽이 형성된 염전의 모습과 거기서 소금을 일구는 티벳 소녀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수십만 년 전에 바다였다가 융기된 그곳은 지금도 지층 아래에서 지하수가 솟아나듯 소금물이 끊임없이 작은 샘을 이루며 흘러나오고 앞으로도 계속 흘러나올 거라고 한다. 옌징이라는 지명도 염정(소금우물)의 중국식 발음이다. 그 염정의 소금물을 담은 물통을 어깨에 메고 미끄러질 듯 좁은 밭둑길가의 염전에 쏟아 부어서 소금을 일구는 방식인데, 바닷가의 염전에서 백설 같은 소금을 캐듯, 천연염정에서 캐는 소금은 상염정(강 건너편)의 백염과 하염정에서의 황토색 소금물에서 정제해 깨끗한 창호지에 수를 놓은 도화처럼 맑은 도화염(홍염)을 수확한다. 두 손으로 소금을 움켜쥐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보고 눈물 글썽이며 동경한 적도 있었다. 태양, 바람, 여인들의 눈물과 땀으로 이뤄진 애환의 삶, “저
교수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3년만에-서울시치과의사회가 주최하는 SIDEX 2022 학술대회에 다녀왔다. 필자의 전공이 예방치과이다 보니, 다른 과목에 대한 부족한 공부를 위해, 글자 그대로 ‘보수교육’이 필요하여 매년 참가하려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동료인 치과보철과 교수의 강의가 잡혀 있었다. 서울시치과의사 회원들에게 해당 교수의 좋은 강의가 전달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서울시치과의사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전하는 동료인 ‘L’교수는 교수의 일생 중 지금 빛나고 있는 “별(star)”의 순간에 있는 것이고, 향후 오랜 기간 동안 ‘별의 순간’을 잘 지키면서 후학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기 바란다. 필자가 뒤에서 강의를 듣더라도, 쉽게 눈에 띄는 외모(?) 탓에, 강의 중인 동료 교수에게 ‘부담’이 될 듯하여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다른 강의를 들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2010년도에 SIDEX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그런 필자를 어느 누구도, -필자 본인을 비롯해서,-‘빛나는 별’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상급종합병원 소속에서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