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심심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심심해서 티비를 틀었다. 심심해서 스마트폰을 들었다.”가 아니라 심심한 시간과 씨름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어렸을 적에는 지우개를 사람인척 가지고 놀곤 했습니다. 말 그대로 먼 산을 바라보며 공상에 빠져들었던 적도 많습니다. 지금도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잠에 들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 깨어 있는 시간을 심심하게 보낸다는 것은 현대인에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사실 티비만 해도 그렇습니다. 티비 채널을 손으로 돌리던 시절에는 모든 채널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교육방송이나 공영방송에서는 재미난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널 결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문에 나온 채널 편성표를 외우는 것조차 어렵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리모컨이 생기고 케이블 방송이 시작되면서 채널 편성표를 외우기보다는 리모컨으로 채널을 올렸다내렸다 흥미있는 방송을 찾는데 시간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넷플렉스와 유튜브 시대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영상을 볼 수 있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지경이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잠시 삐삐가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소심하고 급한 저의
처음 내가 이 주제를 접한 것은 ‘대한치과의사협회 31대 집행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행사’를 하겠다고 언급한 다음부터이다. 창립 100주년이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일제시대에 창립이 되었단 말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내용을 들어보니 1981년 경주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고 한다. 1921년 일본인들이 구성하고 일본인이 회장으로 선출된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을 창립일로 삼았다는 것이다. 2010년 ‘대한치과의사협회사’를 창간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은 1925년 조선인들로만 구성된 ‘한성치과의사회’ 창립을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선인 최초 치과의사인 함석태 선생님이 회장이고 조선인들로 구성되었으니 민족사적 의미도 크고 그에 대한 업적도 기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또 다른 주장은 해방이후인 1945년 12월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이 모여서 만든 법정단체다. 이 단체가 대한민국이 아닌 일제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한다’거나 ‘기원으로 삼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SC 9에서는 구강 스캐너의 정확도, CAM의 정확도, 치과용 3D 프린터의 정확도, 절삭가공용 블록의 절삭가공성 및 CAD 소프트웨어의 상호운용성(Interoper ability) 등의 국제표준을 논의하고 있다. 2020년도 현재 전 세계 27개국(정회원 16개국, 준회원 11개국)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모형 스캐너의 정확도’에 관한 표준 외 6종의 국제표준이 출판되어 있고 6종의 국제표준이 개발 중이다. <ISO/TC 106/SC 9 CAD/CAM System의 작업반> 현재 SC 9에는 1개의 폐지된 작업반(WG, Working Group)과 6개의 운영 중인 작업반이 있으며 최근 제정되었거나 토의되고 있는 사항은 아래와 같다(표 1). ○ 이번 호에 소개하는 표준은 2019년에 발간된 국제표준 ISO 20896-1 치과 - 디지털 인상기기 - 제1부 : 정확도 평가 시험방법(ISO 208
매일 뉴스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보도되는 사회 각계각층에서의 이런 저런 비리 기사를 듣고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일에 연류된 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정죄의 마음이 가슴속에서 슬그머니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마치 나는 그런 나쁜 일과는 상관없이 매우 깨끗한 사람인 것으로 생각되고,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더럽게 물들이고 있다고 내가 스스로 전지전능한 법관이 된 것처럼 판단하면서 살아간다. 얼마 전에 방영된 법조계의 비리를 다룬 드라마를 보다가 그러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대사를 듣게 되었는데 “모든 건 밥 한 번이 시작”이라는 내용이었다. 주인공 막내뻘 검사가 수습 시절 강직한 검사 선배로 존경받던 선배검사가 누군가에게 소개받은 사람에게 무심코 얻어먹게 된 점심식사 한 끼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게 된다.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 아무 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면서 낼 수 있지만 다만 그날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걸 못하게 된다”라고 막다른 길에 다다른 상황에서 한탄한다. 이어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인맥
예방치과 진료실에 내원하시는 분들의 덴탈 아이큐는 꽤 높은 편입니다. 치석제거의 필요성에서부터 치면세균막 관리의 이점 및 구강건강이라는 개념까지도 이해할 정도로 그 지식의 양과 질이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이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질병에 대한 정보나 치료비를 검색해 오는 예민한 환자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정보를 잘못 검색하여 예방치과를 찾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개는 초진으로, 일회성 스케일링을 받고자 ‘스케일링 맛집’을 찾아온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치석을 제거한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구강건강관리에 관한 위험요인은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까 얼른 치석이나 아프지 않게 제거해 달라는 것입니다. 계속관리의 중요성을 납득시켜야만 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런 분들과 기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주로 활용하는 전략은, 치료가 시급한 개별 치아의 질환을 중심으로 우선 설명을 시작하고 그 원인을 천천히 짚어가면서 계속관리의 필요성을 주지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심한 우식증일지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이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쓸 때까지 쓰다가 뽑아버리겠다는 사고방식에 가로막히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의 최저가격이 꾸준히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새롭게 기획한 치과계 제도 개혁 토론회의 첫번째 주제로 ‘대의원제도 개선’을 선택한 것은 그간 여성대의원 증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여성 치과계의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대의원제도는 다소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몇 차례의 민의에 반하는 정책 결정 등으로 이를 지켜보는 회원들을 여러 번 크게 실망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의 변화와 함께 무르익은 분위기는 저절로 잘못된 제도의 개혁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토론회는 협회 내에서도 이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로 여성치과의사 수는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는 전체 치과의사의 약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 30%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고 정책 결정에 반영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은 회원 모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협회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여성치과의사 수는 1980년 10.9%에서 현재까지 급속도로 증가하여 2010년에 이미 전체 치과의사 중 25.3%를 차지했다. 그리고 2019년 통계에서는 8,699명으로 전체의 27.5%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한여자치과의사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에 효과적인 감염관리와 방어체계를 위해 국·내외 문헌 및 자료, 임상적 기술을 바탕으로 단계별 지침서를 제작한 김범수 원장을 통해 일선 치과 병·의원에서의 의료진 및 환자 안전 등 체계적인 감염관리를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1. 교육훈련을 믿고 선제적으로 대응해보자. 불안한 마음으로 몇 일간 진료실 상황을 보니 코로나19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환자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은 불안해 하기는 했지만, 예전보다 체계적인 감염관리 훈련을 받았고, 몇 개월동안 정기적으로 감염관리 교육을 받아와서인지 크게 동요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상황과 우리나라와의 거리, 왕래하는 인원수를 고려하면 2015년 메르스때보다 더 심각한 전염병위기가 올 것을 예상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해외 입국자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매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치과가 입주한 건물이 정기적으로 바닥 청소와 왁스작업을 하기 때문에, 설연휴 몇일 뒤에 오후 진료시간을 비워두었는데, 새로 도입하는 방역모델을 몸에 익히기 위해 사전준비와 훈련을 하기로
신용카드 내역서가 찍혀 나올 때마다 가끔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을 보곤 합니다. 결혼하기 전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때와 비교하여 순수하게 저만을 위해 사용한 카드비는 많이 줄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시간과 돈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어릴 때일수록 돈은 적은 반면에 시간이 많았고, 30대 초반부터 일정한 수입이 생기면서 둘의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 것 같다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그때보다 수입이 늘어도 시간은 확연히 줄어든다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의 가치가 젊을 때는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어 저렴하지만 나이가 들면 쉽게 구할 수 없어 비싼 가치를 갖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제가 버는 돈이 증가하더라도 저한테 쓸 수 있는 시간 자체는 지금 그대로거나 더 줄어들 수 있기에 제가 쓰는 돈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지금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귀한 상황에서는 보내는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말 때문인지 몰라도 무언가 잘 보이지 않고, 느낌이 전달되지 않을 때 그것을 탓하기 보다는 나의 무지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이란게 익숙해져서 모르는 것을 그때그때 찾아서 새로운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알게 됩니다. 관심 없는 분야는 아예 모르는 것 투성이고 관심있는 분야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수두룩하니, 아직도 세상을 잘 보지 못하고 또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러 관심없는 분야의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또 관심분야의 책들도 새로운 신간을 찾아보는 이유는 그래도 아직은 세상을 제대로 보고 싶고 또 가슴으로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도 잘 모르겠지만 늘 소비하는 삶의 중심에 있어서인지 계속 그 책에는 손이 갑니다. 그저 떨떠름하게 느꼈던 와인도 관심을 가지고 그 맛의 기원에 대해 알고
최근 정부와 의협 사이의 공공의대 이슈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기피과’의 인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에 있어서 대립되는 각 집단의 확연한 입장 차이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방에는 응급환자를 볼 의사 수가 많지 않으니 의무복무를 하는 공공의사를 배치해서 지방에서도 응급환자를 빠르게 보게 하겠다’는 취지로 공공의대를 신설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의협은 공공의사를 통해 기피과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부터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이를 치과의 상황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의과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지만 치과는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영역은 아니기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 환자의 생명이 치과에서는 자연치의 보존과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의 상황을 만들어봤다. 신환이 왔는데 #36을 예전에 타원에서 endo & crown을 진행했었고 별 문제 없이 지내다가 최근에 biting시 불편감이 생겼다는 주소로 내원했다고 가정해보자. 구강검사 후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어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봤더니 mesial root의 apical third file se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에 효과적인 감염관리와 방어체계를 위해 국·내외 문헌 및 자료, 임상적 기술을 바탕으로 단계별 지침서를 제작한 김범수 원장을 통해 일선 치과 병·의원에서의 의료진 및 환자 안전 등 체계적인 감염관리를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전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북반구의 겨울을 맞이하면 2차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라 예상하였고, 이미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차 유행보다 많은 수의 확진환자가 매일 보고되고 있습니다. 2019년 부터 감염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이후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제가 경험하고 임상에 적용하고 있는 내용이 부족하나마 다른 원장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부족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감염관리에 관심을 갖고 중앙공급실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된 계기 2014년 과천에 개업후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겪었던 메르스사태는 병원 경영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확진 환자가 다녀간 것도 아닌데 내원 환자가 없어지고 매출이 급락하는 일을 손을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