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의료윤리가 무조건 착하게 살라는 말은 아니라는 것도 알겠고, 환자의 필요를 우선하라는 게 왜 중요한지도 알겠어요. 하지만, 환자의 필요를 무조건 우선할 수는 없잖아요? 당장 저는 개원의로서 제 병원을 잘 운영할 책임이 있고, 그 말은 저와 우리 직원들의 생계를 잘 꾸려야 한다는 말이기도 해요. 환자를 우선해야 하는 만큼, 제 가족과 직원도 우선해야 하는 건 아닌가요? 익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 우리는 독서를 통해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시간자체가 줄어들다보니 가끔은 외롭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최근에 감명 깊게 읽은 ‘꾸뻬씨의 행복여행’ 이라는 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친구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다보니, 삶 자체가 공허해지면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예전과 비교해, 한숨이 늘어난 제 자신을 보고 행복의 정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이를 통해 행복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꾸뻬씨는 정신과 의사로, 그가 운영하는 병원에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불행을 극복하고자 꾸뻬씨를 찾았지만, 그들은 불행이라는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과정 속에서, 꾸뻬씨는 자신의 삶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금년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56차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 총회는 코로나-19(CORVID-19) 때문에 대면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화상으로 8월 20일부터 28일까지 일부 작업반(WG)과 소위원회(SC)만 개최되어 전세계 17개국 144명이 참가하였지만(한국은 13명이 참가, 표1 참조) 중요한 내용들이 다루어졌기에 여기에 소개합니다. 2020년에 발행된 치과의료기기(치과재료, 치과기구, 치과장비, 구강관리용품, 임플란트, 치과CAD/CAM)에 대한 국제표준(표2 참조)과 현재 토의하고 있는 표준(안)에도 관심 및 참여와 함께 치과의료기기의 제조, 수입 및 사용에 많은 참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1) 치과 충전 및 수복재료(Dental filling and restorative materials, SC 1) ● 열가소성 근관충전용 가타퍼차(W
내년이면 치협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세기가 지난 것이다. 100이라는 숫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과거 백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백년을 시작하는 새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협회 창립일은 1981년 제30차 경주 대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1921년 10월 2일로 제정되었다. 당시 서울지부와 군진지부의 제안으로 협회 창립일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었다. 1921년 10월 2일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을 연원으로 한 안이다. 별다른 반대 없이 가결되었음을 당시 대의원총회 이종수 의장은 선포하였다. 협회 창립일이 제정된 것이다. 그 후로도 논쟁이 있어 58차(2009년), 59차(2010) 협회 창립 변경에 관한 안건이 대의원총회에 상정되었으나 결론내지 못하고 유야무야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9년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에 관한 공청회가 대한치과의사협회 주최, 대한치과의사학회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당시 주제발표는 현행대로 1921년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로 하자는 안(변영남),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로 하자는 안(신재의), 1945년 해방 후 조선치과의사회로 하자는 안(임경빈)에 대해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
‘코코’ 라는 디즈니 픽사의 만화영화가 있다<그림1>. 원래 제목은 ‘망자(죽은자)의 날(Día de los Muertos)’로 하려 하였다가 멕시코 사람들의 반발로 바뀌었다고 한다. ‘망자의 날’은 멕시코의 독특한 사후세계관에서 유래하며 아즈텍 문화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국민들 모두가 카톨릭을 믿지만 망자의 날의 전통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그림2>. 추석이나 설에 차례를 지내는 우리나라처럼,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의 영혼이 다녀가고, 기억하지 않는 존재는 저승에서 소멸되고 만다는 독특하고 밝은 사후세계관을 재미있게 묘사한 영화다. 이 영화는 만화영화로서는 어린이들에게 그저 그런 영화였고, 오히려 어른들 중에는 눈물을 훔치면서 영화관을 나서는 모습들이 보였다고 한다. 이승과 저승이 이런 식으로 연결된다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에겐 종교나 문화를 떠나서 따뜻한 위안이 되는 것이다. 망자의 날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사가 그에 해당될 것이고 국경일이나 기념일도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3월 1일에는 당시 독립애국지사들을 생각하고, 6월 6일에는 순국선열들을 떠올린다. 최근, 2021년 10월에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준비한다는 그 1
요즘 많은 선생님께서 통합치의학 학위를 따기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저도 다양한 이유로 통합치의학 학위를 따기 위해 1년간 열심히 수업을 듣고 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리 PPT를 보며 공부를 하고 있으니 같이 있던 친구가 묻습니다. “은욱아, 너는 공보의 끝나고 다시 대학병원으로 가도 되잖아? 왜 굳이 인턴레지를 안 하고 통합치의학을 준비하는 거야?” 학부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분방한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입학했던 치의학대학원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입학 첫날부터 양복을 입은 선배들이 와서, 인터넷 기사에서나 볼 수가 있던 그런 부조리들을 나열했습니다. 복장 제한부터 다양한 저급한 규칙들.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 다닐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저희를 찾아왔습니다. 수업 시간에 진열장에 있던 틀니를 잠깐 만졌다며 수백 장의 빡지(A4 용지에 무의미한 내용을 빡빡히 적어서 제출하는 벌칙 중 하나)를 다음날까지 제출하게 하거나, 어시스트를 잘 못했다고 블레이드나 엘리베이터를 학생들에게 욕설과 함께 집어 던지는 행위들, 레지던트들의 많은 부조리에 지쳤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레지던트들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의 여러 분야가 비대면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실시해오던 건강보험 현지조사 또한 예외일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금년 2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요양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자제하면서 중단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복지부와 심평원의 입장에서는 현지조사를 마냥 연기하거나 중단할 수 없는 입장이다. 요양기관이 부당 청구한 내용에 대해 소멸시효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9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현지조사를 비대면 서류제출형 현지조사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비대면 서류제출형 현지조사란 복지부와 심평원의 현지조사관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진행해오던 현지조사를 대체하여 시행하는 현지조사 방법이다. 심평원이 요양기관에 「요양기관 현지조사 사전통지서」와 「조사명령서」를 공문으로 보내면서 「요양기관 관계서류 제출요구서」를 첨부하여 보낸다. 「요양기관 관계서류 제출요구서」에는 대상기관, 서류제출 대상기간, 제출하여야할 서류의 목록, 제출기한 등이 기재되어 있다. 비대면 현지조사가 서류제출이기 때문에 원장에게 보고하지 않고서 직원이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학기가 되며 새로운 과목들을 배우고 새로운 시각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대면강의가 불가능 하지만 여기에 맞춰 여러 온라인 강의와 컨텐츠를 통한 배움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강의가 서로의 의사소통의 제한 등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이 있으나 또 나름 강의의 내용을 복습하고 다시 생각해보기에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2학기 강의 중 저희 학교에서는 장애인치과학이라는 강의가 있습니다. 의료인으로서 장애인에 관하여 배우고 이들의 치과치료에 대하여 배우는 강의 입니다. 이 강의를 들으며 치과에서의 장애인의 진료와 접근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과연 치과는 장애인에게 다가서기 어렵지 않은 곳인가에 대한 생각입니다. 사회는 미투운동이나 여러 사회운동들을 통하여 차별 없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점점 깨나가는 여성고위직 공무원이나 군인들도 나오고 있고, 그동안 불편함에 대하여 쉬쉬하였던 것에 대하여 성 감수성이 올라가며 목소리를 내며 서로 조심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 그리고 그 기관에 접근성이 올라가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관련 분야에서는 이제는 모든 건물과 모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요즘 들어 ‘영끌’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를 줄인 이 말은 원래 영업사원들이 각종 수당이라든지 복지혜택들을 다 합쳐서 끌어모으면 자신이 버는 돈이 얼마다 이런 의미로 썼습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뭘 할 수 있는 것에서의 최대치를 끌어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영끌로 차를 샀다, 집을 샀다고 하듯 대부분 돈을 끌어모은다는 뜻으로 얘기합니다. 우리의 육체 속에 깃들어 생명을 부여하고 마음을 움직인다고 여겨지는 ‘영혼’이 이제는 여지없이 돈을 모으는 것에 동원되는 현실입니다. ‘영혼이 지쳤다’라는 표현도 그래서 최근에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쳐가는 영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바로 여행과 독서입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모험, 익숙한 곳을 찾아가는 힐링이 있는 여행은 지친 영혼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거의 독보적인 위치였습니다.
얼마 전 핸드백을 습득했다가 주인을 찾아준 일이 있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내릴 정류장에 거의 도착하여 내리려는데 맞은 편 자리에 사람은 없고 하얀 핸드백만 하나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아까 어떤 여자 분이 앉아 있는 것을 얼핏 본 것 같은데 실수로 가방을 놓고 내리신 것 같았다. 내려야 할 순간인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저 핸드백을 그대로 놔두면 버스 회사 분실물 센터를 거쳐 주인에게로 잘 돌아갈까···. 버스 기사 아저씨나 경찰에게 맡기면 주인에게 잘 갈까···. 서로 믿지 못 하는 불신 사회, 대한민국의 구성원답게 여러 가지 의심을 하다가 결국 핸드백을 들고 버스에서 내렸다. 핸드백을 열어보니, 이런… 신분증도 명함도 주인에 대한 어떤 메모도 없다. 돈과 카드, 백화점 상품권, 시계, 로션, 사진 그리고 카드전표 한 장이 전부였다. 그냥 놔둘 것을 괜히 갖고 내렸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카드전표에 적힌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W피부과의원···. 치과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가 즉시 머리에 떠올랐다. W피부과의원에 전화를 건다. 피부과 직원에게 카드결제가 이루어진 시간과 금액을 불러준다. 피부과 직원이 일일 장부를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지난 8월 벌어진 의사 파업 또는 의정갈등 사태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한국 사회에 의료인이 가장 큰 물의를 빚은 사건인 것 같습니다. 의사가 파업해도 되는가? 라는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한국 의료 정책의 방향과 의료인 교육까지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는데, 치과계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까요? 익명 2020년 8월 있었던 의정갈등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