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제1814번째 자신의 가치관으로 행복하길… …나는 바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된 회의주의에 물든 사람들도 나 못지않게 천치들이다. 내 어리석음을 버리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따라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밀란 쿤데라, “농담” -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꿔놓았다는 말은 사실 믿기 힘들다. 책의 힘이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못하기에. 위의 인용구 역시 내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하고, 이제껏 살아온 삶에 대한 해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일생, 정말 한 번의 삶이다. 만약 두 번, 세 번의 삶이 있다면 나의 어리석음을 그들의 어리석음과 비교하여 보다 현명하게 바꿔 볼 만할까? 그러나 한 번의 삶이기에 조금은 다르고 가끔씩은 틀려도 나의 어리석음을 따르려 한다. ‘어차피 한번 살 거’라는 식의 허무주의가 아니다. ‘기왕 한 번 살 거라면’ 타인의 눈에는 무모하고 어리석게 보여도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풍요롭게’가 아닌 ‘풍부하게’
Relay Essay제1813번째 마음을 치료하는 치과의사 나의 꿈은 마음을 치료하는 치과의사였습니다.지금은 언젠가 아무것도 치료할 줄 모르는 치과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필요 없어지면 꿈이 실현되는 것입니다.수많은 구강건강을 위한 원고들을 쓰고 지우고 없애기를 여러 번 하였고 녹음테이프도 만들었었습니다. 물론 몇 번 안 쓰고 폐기되었습니다. 현미경을 이용해보려 했지만 위상차 현미경은 생각보다 경비가 나가서 포기했고 오히려 기존 자료 화면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초과학을 공부하였던 때가 있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저희 학교 치주과 교수님이셨던 최점일 교수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치주과 교수님이신 최점일 교수님께서는 40대에 저희들에게 자신의 꿈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구상에서 치주질환을 몰아내겠다는 포부를 밝히셨습니다.‘그렇게 되면 치주과가 없어지는데….’이 생각과 수없이 논쟁을 해야 했습니다. 혼자서.이제는 그 꿈을 이어받아서 치과 전체의 질병이 의사에 의하지 않고도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하면 내 직업이 없어지는데….’처음에는 치과의사로서 많은 거짓말을 했던 때를 반성했습니다. 치료를
Relay Essay제1812번째 행복한 선택 (한) <2105호에 이어 계속> 그 뒤 오직 한길 40년 치과의사는 나의 천직이 되었다. 뒤돌아보면 학창시절, 전공의시절, 군의관시절, 힘들었던 개업 초년병시절, 진료실에서 당황하고 힘들었던 시련들… 파란만장이었다. 그러나 한마디로 행복한 선택이었다. 40년 세월이면 10년에 강산이 한번 변한다는데 강산이 4번이나 바뀜직한 세월이 흘렀다. 아득한 세월이다. 처음에 개업이 잘 안되었을 때 제일 불편한 게 내자에 대한 민망함이었다. 의사라고 해서 잘 나갈 줄 알고 나한테 시집을 왔는데 치과운영이 어려우니 실망할 것이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술 한 잔 먹는 것도 용맹이 있어야 한다. 돈벌이가 없으니 좋아하는 술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구멍가게 앉아 노가리에다 소주 한잔 먹는 것이 고작이었다. 돈 못 버는 주제에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하니까다. 이제는 그래도 내자에게 미안하지 않을 정도가 됐고 큰 부자는 아니어도 제법 일가(一家)를 이루었다고 자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고생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이 있겠는가. 아름다운 꽃은 그
Relay Essay제1811번째 행복한 선택 (상)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때때로 선택을 해야 되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특정한 전환점이나 분기점에서 우리가 갖는 선택은 매우 어렵고도 중요한 것이다. 한번 발길을 들여놓고 곧장 한길로 달리다보면 출발점에서 멀어지기 마련이고 다시는 돌아오기 어려운 먼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선택에 따른 여정(旅程)을 따라 운명적인 삶을 살기 마련이다. 산을 오르다보면 수 없이 분기점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그 때마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설이게 된다. 갈림길의 선택에 따라 산을 오르고 내리는 방향이 사방으로 다르다. 산행 자체도 갈림길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맛이 다르다. 등산로를 따라서 그 주변의 자연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들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기 마련이다. 웅장한 바위와 빽빽(密密)한 숲과, 허허(虛虛)한 벌판, 서로 다른 나무들의 군락,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능선…. 눈에 보이는 대 자연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가슴에 쌓이는 천지기운도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장차 어떤 사람
Relay Essay제1810번째 다들~ 오해하지마! 작년에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됐었다. 이 드라마는 이선균과 황정음 등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종합병원의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생활과 그 뒷이야기를 담은 의학 드라마이다. 인턴으로 나오는 이들은 아직 의사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갖추진 못하고 있지만 힘들고 바쁜 와중에도 진심으로 환자를 보며 그들을 따뜻하게 대한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인턴이 수술방에서 개복을 하는 장면 등 현실적 상황과 맞지 않는 장면들도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눈에는 이러한 의사의 모습이 직업정신이 투철하고 진정한 의사란 무엇인가를 느끼도록 해준다. 치과의사도 의사다. 그러나 방송에서 보여지고, 대중들이 느끼는 치과의사는 위에 나타난 이미지의 의사와는 약간은 다른 느낌의 의사로 보여지는 것 같다. 치과의사가 나왔던 이전 드라마를 보면 치과의사는 돈을 많이 벌고 호의호식하며 바람둥이역으로 많이 등장하였다. 또한 어떤 다큐멘터리에서는 치과 병원의 불량 위생상태 및 소독, 과잉진료, 과잉청구 및 탈세 등 치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은 방송이 방영되었다. 물론 모
Relay Essay제1809번째 4년전의 만남이 인연으로 다가오다 “내가 누군지 알려나 모르겠네… 그때 친절하게 잘해줘서 가끔씩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하는 치료여서 걱정 많이 했는데 선영씨 덕에 잘 할 수 있었어요. ” 점심시간에 잠깐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SNS가 들어와 있었다. 누구지? ‘떡 사랑방?’ 웬 광고 같은 이름이어서 처음엔 확인도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4~5건이 들어와 있길래 광고라기에는 좀 이상해서 확인을 해보니, 내가 3~4년차 때 만났던 환자분이었다. 현재 8년째 치위생사로서 치과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그 환자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 오면서 가장 걱정을 많이 했었던 환자분 이었는데… 그렇게 4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바쁜 생활 속에서 잊혀져 갔었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순간 멍~ 했었지만 곧바로 탁~! 떠올랐다. 그 분이구나~ 그때 당시 난 임플란트 2팀장이었고, 나보다 몇 살 더 많은 언니는 내 담당 환자였다. 처음 임플란트 수술을 하는거라 겁나고 무서워 하던 환자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괜찮다고… 내가 옆에 있다고… 안심시키면서 수술을 하고, 임플란트 보철 마무리까지 항상 함께 했었다.
Relay Essay제1808번째 시간의 가치 어느새 고개 들어보니 연말이 되어 버렸다. 무언가 부산하고 들뜨는 마음이 드는 건 나만의 기분은 아닐 것이다. 같은 계절 안에 있으면서도 12월은 보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1월과 2월은 시작과 출발선의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을 보면 지금의 계절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한 해의 마지막으로 보내는 이 겨울이 따뜻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딘지 허전하고 쓸쓸함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의 12월은 여전히 정신없고 바쁜 일상의 연속이다. 올해는 마치 대학 입시를 치르듯 아이의 유치원 입학에 정신을 쏟고 난 뒤 보니 벌써 연말이 되어 있었다. 수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린 고3 학생같이 난 이 일을 위해 앞만 보며 열심을 냈던 것 같다. 우습지만 치열하게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여기저기서 한 해를 보낸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에 나에게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생각해보니 언제나처럼 아쉬움과 기대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소홀하게 한 것은 없는지, 주변 사람들과 나의 가족들에게 서운하게 하거나 혹은 즐거움을 준 것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여러모로 생각해보
Relay Essay제1807번째 마침내 꿈을 이루다(하)-2012년 전국 치대·치전원 학생학술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며 <2100호에 이어 계속> 가을에 열리는 학술 대회에 괄목한 연구 성과를 가지고 나가고 싶은 마음에 개강한 후에도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내내 세포실험을 진행하였다. 우리가 밥을 못 먹을지언정, 세포 밥은 꾸준히 챙겨주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다행스럽게도 학술대회 전에 세포 실험이 잘 마무리 되었고 우리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쁜 학교생활 때문에 학술대회 일정에 맞춰서 발표 자료를 만들기도 벅찼다. 우리는 컴퓨터에 능숙한 유청준 학우에게 팀에 합류하자고 제안했다. 청준이도 평소 학술대회에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우리의 제안을 수락해주었다. 피피티의 대가인 청준이는 우리가 원하는 컨셉에 맞추어 척척 피피티를 제작해주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내가 그동안의 실험과정과 결과를 바탕으로 영문으로 프리젠테이션을 구상하는 일이었다. 유년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덕분에 영어회화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학술대회의 컨셉에 맞추어 아카데믹한 표현을 구사
Relay Essay제1806번째 마침내 꿈을 이루다(상)-2012년 전국 치대·치전원 학생학술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며 “경희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면, 반드시 모교의 명예를 빛내는 자랑스러운 학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0년 무더위가 막 시작된 초여름날, 경희대학교 청운관에서 면접을 보던 순간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다.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멘트를 한 후 면접장을 나오며, 과연 내가 치의학 전문 대학원생이 될 수 있을까 라며 내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되어 버렸다. 치의학 전문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후, 초반의 설레임과 당찬 포부로 부풀었던 나는, 나날이 힘들어져만 가는 학교생활에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구강병리학과 각종 임상과목의 실습이 시작된 1학년 2학기 무렵, 같은 학년 동기인 박세웅 오빠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애나야, 내년에 미국 한번 가볼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바로 매년 열리는 학생 학술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 미국 ADA 학회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었다. 박세웅 오빠는 우리학년에서 유일하게 DMD-Ph.D 복합과정을 밟는 학생으로, 연구 경력
Relay Essay제1805번째 계사년의 새로운 다짐 2013년 계사년이 밝았다. 연말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한해를 되새기고 2013년 계사년 새해를 새롭게 설계하고 계획한다 싶었는데 벌써 보름의 시간이 흘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하는 건 외모 뿐 아니라 시간의 빠르기라고나 할까? 확인되지 않는 사실이지만 10대에는 10킬로, 20대에는 20킬로 등등해서 60대에는 60킬로의 속도로 시간이 흐른다 하지 않았던가? 내 경험만 봐도 초등학교 때 1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길고 또 길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10년이라는 세월에 비교될 정도로. 항상 새해에 하는 것이지만 계사년 새해에는 또 한가지 각오를 해 본다. 남들이 하는 신년계획와 비슷하겠지만 새해에는 마음가짐이 또 다르다. 의지가 지켜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실현할 수 있는 만만한 신년 계획을 세워 본다. 우선 집에 있는 식구들 챙기기다. 내가 얘기를 안 한다해도 가족들은 다 이해하겠지만 항상 마음만은 안 그런데 바쁘다는 핑계로 와이프를 포함해 가족들과 대화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가족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Relay Essay제1804번째 치과의사의 행복론 요즘들어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회원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 날로 악화되는 개원환경 속에서 뭉크의 절규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처럼 보일즈음이면 젊어서 꿈꿔왔던 치과의사의 보장된 미래와 행복은 이미 온데 간데가 없다. 사석에서 자신을 일용직 노동자에 빗대어 좌절과 절망적 심경을 토로하는 회원을 대할 때면 나도 함께 겪고 있는 어려움이긴 하지만 회무를 맡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자식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만큼이나 자괴감이 엄습한다. 회무를 통해 회원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당연히 계속되어져야할 과제이지만 이와 더불어 자칫 삶의 부정적 단면에 매달려 절망적 심정으로 허무의 늪에 빠져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동료들과 가치있는 삶과 행복에 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자문했을때 “네” 라고 자신 있게 당장은 대답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허상을 좇아 헤매지 않고 진정한 행복에 근접하리라 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2500년전에 행복을 정의할때 “탁월성에 따른 이성의 활동”, “자신의 고유기능을 최고로 잘 발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