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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알 때까지 진료설명 ‘신뢰 치의’<1>

2015 경영기획 잘되는치과 노하우 공개-동네아저씨 스타일로 불편·공포감 해소 신경... 진료비 할인없이 '최선진료' 승부

동네아저씨 스타일로 불편·공포감 해소 신경

진료행위 스스로 부정하는 진료비 할인 안해


스탭들 10년 넘게 근무 탄탄한 경영에 큰 힘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요즘 개원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출혈경쟁까지 감수하며 치과를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준비없이 쏟아진 젊은 치과의사들은 개원가의 혹독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수가경쟁에 내몰리며 경영악화의 악순환에 한숨짓기도 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치의의 과잉공급 현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에 치의신보는 이런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로 성공적으로 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개원가를 찾아 그들만의 경영비결을 시리즈로 매월 두차례 공개한다. 선정대상은 단독 개원하는 치과를 위주로 했으며, 아울러 모범적인 동네치과의원을 대상으로 했다. 
인터뷰에 성심껏 응해준 취재원에 대한 보호와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이들 치과와 원장 명칭 등은 모두 익명 처리키로 했다. <편집자주>

서울 중심가에서 벗어나 대학가 주변에 위치한 C치과의 연 매출은 8억에 이른다.

단독개원으로 20년 넘게 한 곳에서만 진료해왔으며, 실평수 13평에 유니트체어 3대, 스탭은 4명. 외형적으로 여느 치과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인테리어가 화려하지도 않았고, 대기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머신도 없었다.


그런데 치과 진료실에서의 분위기는 매우 활기차 보였다. “원장선생님! 안 아프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아파요?”, “원래 치과의사 말을 세 가지 믿지 말라고 했어요. 첫째는 안 아프다. 둘째는 안 비싸다. 셋째는 금방 끝난다…” 원장과 환자들 사이에 스스럼없는 대화들이 오고갔다.


C치과 A원장은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전 어떤 진료를 받고 싶어하고 궁금해 하는지부터 파악한다.

이어 환자가 알아들을 때까지 해당 진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최대한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하며, 환자들의 상상력에 의존하기보다 구강카메라 촬영화면이나 모형, 필요하다면 그림까지 구체적으로 그려가면서 시각적인 자료를 활용해 이해가 쉽도록 설명을 이어간다.

진료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제대로 환자가 이해했는지 반문하며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스케일링 등 진료 마지막은 직접 체크

A원장은 “진료에 대한 각종 궁금증이 설명을 통해 해소된 환자들은 이후 진료에 대한 협조도 잘 하고 치료 후 만족도도 높다”며 “환자와의 신뢰는 진료에 대한 꼼꼼한 설명부터 시작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진료 중 갑작스러운 체어 위치 변경이나 물뿌림, 바람 부는 것 등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미리 예고하여 환자들의 불편이나 공포감을 줄이는데도 신경쓴다.


아울러 A원장은 스케일링을 비롯해 보철물 시멘트 제거 등 스탭진료의 마지막에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체크하면서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치료재료 선택에 있어서도 안내는 하지만, 결정은 환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한다.

A원장은 “백화점 매장에서 옷을 고를 때 직원이 옆에 붙으면 오히려 더 도망가고 싶은 심리가 있는 것처럼 관심 있는 환자가 적극적으로 문의를 해올 때 적극적인 설명이 들어가야 치료동의율이 높다”고 했다.


또한 진료에 있어서도 급한 상태가 아니면 환자들의 형편을 최대한 배려하여 시간을 갖고 진행해 나간다. 환자가 치과에 조금이라도 부담을 느끼게 되면 재방문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A원장의 생각이다.


치료재료의 선택은 A원장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검증된 것만 쓰고, 되도록 진료는 간결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체어타임을 줄여 환자를 많이 볼려고 그런 게 아니라 진료가 길어지면 환자도 힘들기 때문이다.

“평소와 달리 오랜 시간 입을 벌리고 있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라고 A원장은 반문한다.

보험이든 비보험이든 치과를 방문한 환자는 선별하지 않고 진료하는 A원장이지만 환자와의 관계에서 A원장만의 원칙도 갖고 있다. 바로 진료비 할인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거다.


A원장은 “행위당 진료에 대한 보상을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진료비를 할인한다는 것은 내 진료행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돼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물론 몇 년 전 주변에 새로 개원한 치과에서 수가를 덤핑해 일부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찾아왔다고 했다. 진료비 할인이 결코 환자와의 관계를 오래 유지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자와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환자들에게도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에 커피머신은 없지만 레이저기기를 포함해 불소이온도포기, 파노라마, 큐어링라이트(3개), 구강카메라(2개) 등 진료에 관련된 치과장비는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개원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새로운 치과술식에 대한 공부는 절대 게을리 하지 않는다.

“아무리 환자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진료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했다. 


#사랑니 발치로 연결 환자 상당수

개원가에서 꺼리는 ‘사랑니 발치’ 환자와 소아환자도 A원장에게는 똑같은 환자일 뿐이다.

“사랑니 발치의 경우 주변 치과에서 힘들고, 어렵고, 난이도에 비해 낮은 수가 등으로 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저한테는 이 ‘사랑니’가 그동안의 경영에 기여한 바가 상당히 컸어요. 사랑니로 인해 관계를 맺은 환자들의 추가진료가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소개도 많아졌죠.”


치과주변이 대학가여서 학생 발치 환자가 많았는데 대학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인트라넷 등을 통해 치료경험담이 자주 소개되고 하면서 학생환자들의 발길이 늘고 지역민들에게도 자연스레 알려지게 됐다.


직원관리에 있어서도 A원장은 ‘신뢰’를 우선으로 꼽는다. 실제 근무하는 4명의 스탭 모두 A원장과 함께 한지 10년이 넘었다. 스탭 중에는 개원초기부터 줄곧 함께 해온 직원도 있고, 경기권에서 서울로 출퇴근 거리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근무해오고 있는 직원도 있었다.

또 지방에서 올라와 전세를 구하던 스탭에게는 일년치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세보증금으로 선뜻 지급된 경우도 있을 정도로 원장과 스탭간의 신뢰는 탄탄했다.  


이제는 가족과 다름없다는 A원장은 “오래 근무하다보니 서로 눈빛만 봐도 업무가 이뤄질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며 “환자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면서 가족처럼 소중히 대하면 결국 안정된 치과경영에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A원장은 거래하는 업체와 기공소와도 평소 돈독히 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료비와 기공료를 조금 덜 주려하기보다 환자에게 더 좋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서로 불가분의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해 가야 한다”고 했다.


현재 A원장이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는 30~35명선. 커피 한잔 서비스보다 치과 본연의 임무인 치과진료에 온 힘을 기울이라고 A원장은 거듭 강조한다.


“환자가 원하는 건 고급 커피향이 나는 치과가 아니라 인간적인 향기가 나는 치과특유의 냄새를 원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1년차 때에는 1년이 지나면 탈이 난 환자가 왔고, 3년차 때는 3년만에 탈이 나서 온 것처럼 지금은 20년차이니 20년 동안은 개런티해 줘야하지 않겠어요?”


A원장은 “개원 초 환자 한 명 보지 못하는 소위 ‘퍼펙트’치고 점심 먹으로 갈 때도 있었다”며 “조바심은 났지만 환자 한 명 한명에 최선을 다해 진료하자는 초심을 현재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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