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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관리 잘해요” 원장 잔소리 환자 감동<3>

잘되는 동네치과 노하우 공개- 환자 절반이상 지인 소개…50~60대 상당수, 성가신 감투 맡아 지역봉사 착한치의 유명세


스탭도 친동생처럼…어려움·고민 함께 해결
매일 1시간 이상 최신 지견·술식 공부 집중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요즘 개원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출혈경쟁까지 감수하며 치과를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준비없이 쏟아진 젊은 치과의사들은 개원가의 혹독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수가경쟁에 내몰리며 경영악화의 악순환에 한숨짓기도 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치의의 과잉공급 현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에 치의신보는 이런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로 성공적으로 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개원가를 찾아 그들만의 경영비결을 시리즈로 매월 두차례 공개한다. 선정대상은 단독 개원하는 치과를 위주로 했으며, 아울러 모범적인 동네치과의원을 대상으로 했다. 
인터뷰에 성심껏 응해준 취재원에 대한 보호와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이들 치과와 원장 명칭 등은 모두 익명 처리키로 했다.<편집자주>


“치료 후에도 구강관리를 참 잘하셨네요. 예후도 좋고요. 더 잘하시라고 칫솔 하나 드릴게요.” 모처럼만에 치과를 방문한 환자에게 원장의 칭찬이 쏟아진다. 환자도 밝게 웃으며 치과를 나선다.


얼마 후 다른 환자에게는 “칫솔질을 제대로 안 하시면 치료도 더 아프게 하고 진료비도 비싸게 받을 거에요.” 조금 전과는 상반된 원장의 협박(?)이 환자에게 전달된다. 환자는 멋쩍은 미소를 보이며 주의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치과를 나선다.  


이 같은 원장과 환자들 간의 대화는 주로 대기실에서 이뤄진다. 진료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자연스레 구강관리의 중요성이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셈이다.


지역 재래시장 근처에 위치한 A치과에는 대기실도 진료의 연장이다. B원장은 진료실뿐만 아니라 진료 후에도 환자들과 구강관리를 포함한 일상 얘기들을 자주 나누곤 한다.


“환자들은 대개 진료가 끝나면 내 치아가 좋아질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료 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늘 강조하고 있어요.”

이런 B원장의 잔소리(?)가 환자들에게는 어떻게 전해질까? 다음 환자와의 대화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원장님 말씀대로 나름 잘 닦는다고 신경썼는데… 어때요?” “네. 저번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지속적으로 잘 관리하셔야 오래오래 내 치아를 쓰실 수 있어요.” 환자는 싱글벙글 치과 문을 나선다. B원장의 잔소리는 결국 잔소리라기보다 진료에 대한 애정과 신뢰감으로 환자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 대기실도 진료의 연장…구강관리 강조

A치과 대기실에는 여느 치과와 다른 또 다른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대기실 주위에 놓여있는 수많은 위촉장과 감사패들이다. 보통 원장의 학위증이나 학회 관련 증서들이 즐비한 여느 대기실과는 달랐다.

지역의 발전위원회 위원, 복지협의회 위원, 의료자문위원, 청소년선도위원 등 지역에서 위촉한 각종 위원 활동만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아울러 이러한 활동으로 인한 감사패와 의료봉사활동 등에 대한 감사장 등으로 가득했다.


B원장은 “지역에서 저를 필요로 하고 또 지역민들을 위한 활동인데 요청이 오면 바빠도 참여할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많이 하게 됐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지역민들과 어울리다보니 소개환자들도 자연스레 늘게 되고 그만큼 지역민들도 저를 편하게 생각하며 치과를 방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A치과를 찾는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소개에 의해 방문하고 있었다. 환자 중에는 청소년 시절에 B원장과 치과치료로 인연을 맺은 후 그 부모님과 친인척은 물론, 30~40대 중년이 되어 자녀들까지 A치과에서 진료받고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항상 환자와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B원장은 “진료를 할 때마다 내 몸이라 생각하고 진료에 최선을 다한다”며 “아울러 환자 뿐 아니라 같이 방문한 환자 보호자까지 인연에 대해 소중히 생각하고 진료 설명 등에 있어서도 궁금한 사항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려고 늘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B원장은 스탭과의 인연도 소중히 생각한다. 스탭들 모두 근무한지 5년 이상 됐으며, B원장과 함께 한 지 20년이 넘은 스탭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결혼과 이사 등으로 치과를 떠난 모 스탭이 근처로 다시 이사오게 됐다며 예전처럼 A치과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와 스탭들의 동의를 거쳐 다시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한 자리에서 개원한 지 25년이 넘었다는 B원장은 “스탭들도 친동생처럼, 딸처럼 여기며 지내다보니 서로간의 어려움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게 된다”며 “스탭들끼리도 모 스탭이 임신 등으로 힘들어할 때 동료 스탭들이 출산휴가를 앞당겨 보내도록 건의하는 등 서로를 배려하고 아울러 그 스탭의 업무를 분담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 진료수가 할인은 정중히 거절

또한 A치과는 진료예약을 원하는 환자 외에는 진료예약에 대해 크게 구애받지 않고 환자가 오고 싶을 때 치과를 방문토록 하고 있다.

B원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진료예약을 촘촘히 해서 진료해봤는데 A치과 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50~60대 환자들은 대개 시간개념이 명확치 않아 진료순서가 제대로 되지도 않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이에 몇 년 전부터는 페이닥터를 한 명 고용해 환자가 몰려도 진료에 무리가 없도록 하고 있는데 환자들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저도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다”고 밝혔다.


그리고 환자들이 자주 치과에 내원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그날 할 수 있는 진료에 대해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진료해주고 있는 편이다. 현재 B치과에서 진료하는 환자는 하루 평균 40~60명선에 이른다.


진료 등 환자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최대한 들어주는 B원장이지만 진료수가 할인 등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환자는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낮은 수가만을 고집하는 환자들 상당수가 치료 후에는 진료의 질을 의심하기 때문이란다.

B원장은 무엇보다 치과의사 스스로 진료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원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B원장은 매일 1시간 이상 최신 지견과 새로운 술식 등에 대한 공부를 거르지 않는다. 아울러 신 재료와 장비 등에 대한 투자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치료재료의 선택에 있어서도 B원장 본인의 경험에 비춰 검증된 최고의 재료만 사용한다.


B원장은 말한다. “개원해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처음 환자를 대하며 떨리던 그 마음가짐은 잊을 수 없어요. 지금도 그 당시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고요. 그리고 치과의사란 직업에 대해서도 스스로 존중해야 해요.”


“요즘은 과거와 달리 개원환경도 다르고 경쟁도 치열해 치과를 운영하기 많이 어려워졌지만, 치과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그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성급하게 욕심을 부리기보다 나와 인연을 맺은 환자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진료에 최선을 다한다면 향후 그 환자로부터 파생되는 결실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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