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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치료 유도 금지·치료 재촉도 안한다-잘되는 동네치과 노하우<9>

한달 평균 보험진료만 2천만원 육박, 신뢰 두터워 환자가족중 3대가 방문도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요즘 개원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출혈경쟁까지 감수하며 치과를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준비없이 쏟아진 젊은 치과의사들은 개원가의 혹독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수가경쟁에 내몰리며 경영악화의 악순환에 한숨짓기도 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치의의 과잉공급 현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에 치의신보는 이런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로 성공적으로 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개원가를 찾아 그들만의 경영비결을 시리즈로 매월 두차례 공개한다.

선정대상은 단독 개원하는 치과를 위주로 했으며, 아울러 모범적인 동네치과의원을 대상으로 했다. 인터뷰에 성심껏 응해준 취재원에 대한 보호와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이들 치과와 원장 명칭 등은 모두 익명 처리키로 했다.<편집자주>


경기도 소도시에 개원한 A원장의 치과에는 늘 환자들로 북적인다. 하루 평균 40~50명의 환자가 방문한다고 했다.

실제 치과대기실에는 예약제 운영에 따른 양해를 구하는 문구가 걸려있을 정도다. 예약없이 모르고 방문한 환자들의 오랜(?) 기다림에 대한 이해를 당부하는 글귀다.


“처음엔 예약제에 따른 환자들의 불만도 많았으나 이젠 정착이 돼서 다들 예약제 운영에 따른 불협화음은 없어요. 가끔 모르고 처음 방문한 환자들이 오랜 기다림에 지쳐 하소연 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 환자들도 실제 대기실에서 진료상황을 보고는 이해를 잘 하시는 편이에요.”

처음 방문한 환자들 외에는 진료의 효율을 위해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 보험진료 갈수록 늘고 있어

A원장의 치과 한달 평균 보험진료만 2천만원 정도다. 몇 년전 부터는 노인 틀니 및 임플란트가 보험화 되면서 보험진료가 더 늘고 있다고 했다.

방문하는 환자는 주로 50~60대가 많다. 그러다보니 틀니 환자도 적지 않아 한달 평균 틀니 환자만도 20여명에 이른다.

때론 기초연금 등으로 연명하는 노인환자에게는 형편이 되는대로 진료비를 받기도 한다. 대부분 미안해하시며 치과를 방문하는데 간혹 사탕 등 먹을 것으로 내놓기도 한다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원할 경우 아말감 치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치료를 받지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이처럼 A원장은 직원들에게도 고가의 치료로 유도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치료가 급한 환자가 아니면 급하게 시술 등을 바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막상 임플란트, 틀니 등을 치료받으려고 결심한 환자들도 상담 후 다시 생각하고 고민해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A원장은 “임플란트 시술을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막상 치과를 방문하면 환자들은 고가의 진료비와 시술에 따른 고통 등으로 재고민을 하게 마련”이라며 “이럴 땐 급한 경우가 아니면 치료를 재촉하기보다 시간을 갖고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며 기다려주는 게 장기적으로 충성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A원장 치과 주위에는 큰 치과병원을 비롯해 치과가 7~8개나 자리해 있다. 이 중에는 덤핑 치과도 있다고 했다. 일부 환자들이 덤핑치과로 인해 흔들리긴 했지만 다시 A원장 치과로 돌아왔단다.

진료에 대한 A원장의 책임감을 환자들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A원장은 “진료에 대한 부분보다 오로지 진료비용만 깎으려하는 흥정 환자는 아무리 진료비가 큰 케이스라고 해도 정중히 돌려보낸다”고 전했다. 


그동안 신뢰가 두터워 삼대가 치과를 찾는 환자 가족들도 적지 않다. 서울은 물론 대전, 대구 등으로 이사간 환자들도 여전히 A원장의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진료받고 있다.

심지어 직원에 따르면, 소개환자도 많아 한 동네 주민들이 한꺼번에 진료받으러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A원장은 직원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며 가족처럼 지낸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A원장은 결혼 후 이사한 직원이 나중에 다시 복귀하게 되자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아침 시간을 한 시간 늦춰 출근토록 배려하고 있기도 하다. “직원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치과도 잘 된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A원장은 설명한다.


직원과의 회식도 공식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갖기로 했지만, 실제는 이보다 훨씬 자주 갖는다. 아침에 배달되는 우유도 건강을 위해 함께 마신다. 이밖에도 환자와 치과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서비스 및 보험 교육 등 스텝에게 필요한 교육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 봉사활동 하며 환자 소개받기도

아울러 지역 의료봉사와 청소년 선도 등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참여를 마다하지 않는다. 지역 활동으로 인한 표창장도 다수 눈에 들어왔다.

“지역민들로 인해 치과가 잘 운영되고 있으니 당연히 지역민들을 위해 무엇이든 도움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봉사활동을 하며 알게 된 지역민들을 통해 소개받는 환자도 적지 않아요.” 


지금은 환자도 많고 치과도 자리를 잡았지만 1996년 개원할 당시에는 하루에 환자 10명 보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더구나 이듬해인 1997년에는 IMF까지 터져 그나마 오던 환자들도 발길을 끊기 일쑤였다.

결국 의욕적으로 개원한 치과를 어쩔 수 없이 접고 98년 자리를 옮겨 다시 개원했다. “96년 당시 개원에 실패한 원인을 생각해보면 지역의 특성을 너무 몰랐던 거 같습니다. 이 지역에서 오래 개원하고 있는 동문선배들의 조언도 귀담아 듣지 않고 개원하면 막연히 잘 될거라고 생각한 것이 가장 큰 오류였던 것 같아요.”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IMF의 영향으로 치과 인수 시 높은 권리금도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치과장비도 최소로 하며 어렵게 다시 개원한 치과에서 지금까지 운영하며 17년동안 하루 평균 40~50명 환자를 보고 있다는 게 꿈 같다고 했다.

손때가 가득한 유니트체어, 세월을 느낄 수 있는 대기실의 소파와 원장실의 책상 등등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느껴졌다.


A원장은 “치료한 환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신경써야 한다”며 “그리고 늘 환자 편에서 진료해야 무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원장은 이제 막 개원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오랜 기간 거주해 잘 알던 곳이 아니면 반드시 지역에서 오래 개원한 동문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라”며 “그래야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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