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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치과의사가 경영도 성공한다”<11>

좋은장비·기계 등 치과설비 고급화 투자, 하루평균 70여명선 내원 메르스도 비켜가

<잘되는 동네치과 노하우 전격 공개11>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요즘 개원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출혈경쟁까지 감수하며 치과를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준비없이 쏟아진 젊은 치과의사들은 개원가의 혹독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수가경쟁에 내몰리며 경영악화의 악순환에 한숨짓기도 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치의의 과잉공급 현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에 치의신보는 이런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로 성공적으로 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개원가를 찾아 그들만의 경영비결을 시리즈로 매월 두차례 공개한다. 선정대상은 단독 개원하는 치과를 위주로 했으며, 아울러 모범적인 동네치과의원을 대상으로 했다. 인터뷰에 성심껏 응해준 취재원에 대한 보호와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이들 치과와 원장 명칭 등은 모두 익명 처리키로 했다.<편집자주>

메르스 여파로 인한 신환감소, 예약 환자 취소 등으로 개원가가 맥을 못 추던 지난 6월 중순. 평일 오후 2시 취재차 방문한 서울 도심의 K 치과 대기실. 메르스는 마치 딴 나라 얘기나 된 듯 10여명 가량의 예약 환자들이 차례로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료실에서는 이미 6~7명의 환자들이 유니트 체어에 누워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진료중인 P 원장을 기다리는 사이 신환 두 명이 차례로 치과를 방문했고 데스크에서 환자를 맞은 상담실장은 “오늘, 내일은 진료예약이 다 차 있어 모레 예약을 잡아드려도 괜찮냐”고 양해를 구한 후 이들을 돌려보냈다. K 치과의 하루 평균 내원 환자는 70여명 선이다.

P 원장은 개원 5년차에 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젊은 개원의이지만 지역에서는 이미 ‘성공한 치과’로 탄탄하게 입지를 굳힌 상태다. 단독 개원의로 후배인 페이닥터와 함께 진료를 하고 있다. 치과는 서울과 경기 수도권 버스노선이 많이 오고가는 승강장 인근 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다. 환자의 90% 가량은 원거리에서 오는 소개환자다.

# 환자=돈으로 보는 마음 경계해야

P 원장은 “성공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개원 전부터 ‘행복한 치과의사가 되는 것’에 목표를 뒀어요. 그걸 이뤘으니 저야말로 성공한 치과의사가 아니겠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행복한 마음으로 진료를 하니 환자들도 행복해지고 경제적인 부분은 부수적으로 자연스럽게 따라 오더라며 ‘환자=돈’으로 보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치과의사로 오래도록 행복하게 진료하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치과설비 고급화로 진료 스트레스 낮춰

때문에 P 원장은 진료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여러 모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치과 설비의 고급화다. 그의 치과에는 고가의 CAD/CAM 장비는 물론 최첨단 디지털 파노라마, 레이저, 소독장비, 자가치아은행 설비까지 거의 모든 장비가 갖춰져 있다. 그렇다고 아직까지 그의 치과가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P 원장의 치과는 아직 5년째 반전세다.

P 원장은 “좋은 장비와 기계 등 더 나은 진료 환경을 구축하는데 치과에서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재투자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안한 진료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진료 후 전화·카톡으로 안부 물어

스스로 성공한 치과의사라고 자부하는 P 원장이 환자를 대하는 방식은 달랐다.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어디가 아프세요?’가 아니라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를 묻는 게 우선이다.

아픈 치아가 아닌 환자 자체에 대한 관심의 표현인 셈이다. 그의 머릿속엔 환자의 이름 뿐만 아니라 전, 현직 직함, 최근 근황들이 모두 들어 있다. 사랑니 발치나 임플란트 수술환자에게는 진료가 끝난 후 직접 전화하거나 카톡을 보내 안부를 묻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의 핸드폰과 카톡은 환자들에게 늘 열려있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 그 이상의 친구 같은 편안함과 따뜻함으로 곁을 주는 P원장에게 환자들은 절친 같은 친밀함을 느낀다.

P 원장은 “평소 환자들과 친구 같은 친밀감을 유지해 놓으면 예기치 않은 컴플레인 발생 시 신뢰가 바탕이 돼서 해결이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컴플레인을 해결하기 위해 몇 십 배의 에너지를 소모해야한다”면서 “환자와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 모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상담, 심리 등 정신과 관련 서적들을 독학해 치과환자 중 우울증, 강박증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과 진료 틈틈이 때론 퇴근 후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상담을 진행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환자들이 치유되는 것을 보면 행복하기 때문이다.

# 치료옵션은 원장이 직접, 수가는 지역평균 유지

P 원장의 치과는 대부분 멀리서 소개로 찾아오는 환자들이다 보니 여러 번 반복해 내원하는 것을 줄여주기 위해 원데이 진료를 많이 하는 편이다. 또 다른 치과를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기본적인 치과진료는 물론 턱관절, 금연진료 등 치과에서 제공 가능한 거의 모든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상적으로 1안, 2안 옵션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치료와 재료 등을 선택하게 하는 보통의 치과들과는 달리 그는 환자의 치아상태, 경제적 상황 등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 아예 처음부터 치료 옵션을 정해준다. 환자들에게 옵션을 선택하게 하면 상업적인 느낌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방적인 결정이 가능한 것은 이미 치료계획 전 환자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친밀감이 형성된 후이기 때문이다.

P 원장은 “아주 좋은 의료를 좋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진료수가는 높지도 낮지도 않게 가급적 지역 평균에 맞추는 편이며 비용 상담은 직접 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실장에게 맡긴다”고 했다.

# 양질의 진료환경 구축 스탭들 
  좋은 직장 다닌단 자부심 키워

그는 직원들과의 관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매일 아침 회의를 하면서 내부소통에 힘쓰고 교육, 문화 활동, 체력단련비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위, 아래 직원할 것 없이 모두 존댓말을 쓰는 문화를 조성해 서로 존중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치과내 소독, 수관관리 등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좋은 치과진료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솔선수범해 ‘직원들이 좋은 진료를 제공하는 좋은 치과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신규 개원의 일수록 좋은 선배 멘토 찾아야

한편 P 원장은 “개원초기 막막함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며 “이제 막 개원을 했거나 개원을 준비 중인 후배들이라면 반드시 마음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할만한 치과의사 선배들을 멘토로 만들 필요가 있다. 남들에게 못하는 속 얘기들을 함께 나누다 보면 혼자 고민할 때보다 더 빠른 해결책을 찾을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환자가 많이 와서 행복한 치과의사가 아니라 내가 행복한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 먼저다. 행복도 끊임없이 마음공부를 해야 한다”면서 “행복이 꼭 매출과 직결돼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행복한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 곧 성공하는 경영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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