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성공하려면 줄을 잘 타야 하는데, 가장 잘 타야 하는 줄은 탯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많은 부분, 성공에 필요한 기본조건도 어느 정도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 DNA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요인이 결정된다. 아기가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오는 순간, 부모의 영향력으로 만들어지는 환경적 요인이나 형제, 친척, 이웃들과 이루는 인간관계 요인, 그로부터 파생되는 요인들도 일정 부분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든든한 배경없이, 성공을 향해 노력하고, 여기에 운이 더해져 크게 성공하는 것도 보아왔다. 국가 차원에서 앞의 탯줄 이야기를 적용해보자. 지구상에서 한 국가가 타고난 지정학적 요인, 즉 물리적으로 고정된 요인은 국가의 역사적 생존과 성쇠를 판가름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구 상에는 70억 이상의 인구와 195개 정도의 국가가 있다. 국가의 경제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주요 경제지표인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으로 195개 국가의 경제규모에 순위를 매길 수 있다.
이번 학기 필자가 담당한 교과목은 본과 2학년 대상 공중구강보건학 실습 과목이다. 이 과목을 설계하면서 설정한 수업 목적은 다음과 같다. 개인의 구강건강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경제, 문화, 제도 등 거시적 영향요인을 살펴보고, 지역사회 목표 인구집단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전략과 실행방안을 실천한다. 우리나라 구강보건 및 치과의료 관련 제도 및 현황을 이해하고 국민구강건강증진을 위한 구강보건의료 인력의 역할을 모색한다. 이러한 거창한 수업목적을 학생들이 한 학기에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교수로서 학생들에게는 바라는 바는 미래의 치과의료의 공급자 및 수혜자로서 진료실 밖 사회와 관련 제도에 관심을 갖고, 바람직한 치과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예년과 같았으면, 초등학교 구강보건교육, 노인요양원 노인구강건강관리와 교육, 보건소 구강보건사업 견학을 위한 준비와 관련 조별 토론으로 진행됐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외부기관 학습활동과 대면실습이 불가한 상황에서 한 학기 수업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업 방식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팀기반학습(Team Based Learning, TBL) 방식을 차용하였으며, 이
지금까지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세계사를 바꾼 전쟁, 질병, 과학발전 등과 같은 뚜렷한 터닝포인트들이 있어 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시대인, 중세 유럽의 문예부흥운동 르네상스는 ‘신본주의(신을 중심으로 하는 세상)’에서 ‘인본주의(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세상)’로 세상의 중심을 바꾸어 놓았다. 이로써 르네상스는 인간의 개성과 창조성이 철저히 무시된 중세 유럽의 ‘암흑시대’를 걷어 내고, 인간의 정신을 발전시키는 큰 계기가 되었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전세계를 집어삼킨 산업 혁명은 공업화를 통해 경제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정치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산업 혁명으로 부를 모은 시민 계급이 힘을 얻고 귀족과 지주가 지배하는 기존 사회체제를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콜레라, 장티푸스, 스페인독감과 같은 전염병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꿔온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다. 올해 초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가 팬데믹 상황에 빠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이 변해 가고 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할 수 없는 일들로 바뀌어 버렸
요즘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상황과 사건으로 매일매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일들을 현실에서 겪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의료계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 팬데믹 상황을 맞아 최전선에서 헌신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국민의 칭송을 받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에 대한 반발과정에서 의사들은 국내 정치의 양단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치과는 이러한 격랑의 시간 속에서 희생과 봉사의 아이콘으로도, 국내 정치 상황의 중심에도 서지 못하는 제3자 주변인 같은 상황에 있는 듯 하다. 심지어 코로나 사태 초기 대구에 의료인의 사명감으로 본인의 희생을 각오하고 환자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러 갔던 여러 치과의사분들이 현장의료진에 의해 봉사를 거부당하여 치과계에 충격을 준 일도 있다. 이렇듯 치과의사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숭고한 의업을 수행하는 고귀한 직업임에도 늘 주변인처럼 이도 저도 아닌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실제 일반의사와 교육과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대중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의사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듯 하고, 치과의사는 숭고하게 생명을 좌지우지 하지도 않고, 치아만을 다루면서 비보험으로
남편은 환갑이 넘어서 자기 딸들 보다 어린 여비서와 바람을 피다가 아내에게 이혼 당한다. 엄격한 가톨릭의 본고장 출신이기에 이혼은 그 동안 쌓아온 그의 명성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다. 남편은 알고 보니 꽤 바람둥이였다. 아내는 남들의 불편한 시선과 남편에 대한 배신감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전남편을 회상하며 그녀는 말한다. “시간이 많은 것을 덮어주더군요.” 그렇게 그를 용서하며 따뜻하게 감싸준다. 올해 초 개봉한 론 하워드 감독의 Pavarotti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의 음악, 인간미, 인생과 음악에 관련된 여러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나온다. 비평은 잠시 제쳐 두고, 인간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그는 정말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다갔다. 본처에게도 나중에 용서 받았고, 딸들에게도 용서 받았고, 그의 많은 연인들 중의 몇몇도 그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었으니... 무엇보다 그는 사람을 좋아했고, 사람을 잘 믿었다. A 원장은 연고지가 아닌 곳에 개원하여 몇 년이 지나 자리도 어느 정도 잡히고 안정이 되어가고 있었다. B 씨는 A 원장 치과의 근관치료환자였고, B 씨의 어머니는 임플란트, 딸은 교정환자였다. A 원장은 B 씨를
최근에 발간된 치과의사학회 자료는 치과전담부서가 정부 조직 내에서 거의 명맥만 유지된 채 운영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왜 치과전담부서는 이런 모진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을까? 필자는 초창기 치과대학에서 ‘의과 기초와 치과 임상’이라는 다소 매끄럽지 못한 수업을 들으면서 치과(齒科)의 정체성(正體性)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는 전공의 과정과 대학병원 근무를 거쳐 개업한 상황에서도 계속되어 왔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고령화시대 협회 이사로 구강정책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치과의 정체성에 기반한 영역 확장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 치과계가 풀어야 할 숙원 과제 해결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치료방법 측면의 근원적인 접근: 치과의료산업 체계의 구축 의과(醫科)가 약물치료 위주의 내과(內科)계에 행위치료 위주의 외과(外科)계가 합쳐져 생명과학(life & science)이 되었다면, 치과(齒科)는 치과 재료 및 장비에 기반한 생체역학적 행위치료 위주의 (구강)외과계에 이들 치료를 돕기 위한 (구강)내과계가 합쳐져 예술과학(a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속칭 ‘괴질’을 일으킨 후 몇 달 만에 ‘덴탈마스크’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덴탈마스크’는 코로나 초기의 마스크 품귀사태를 겪으면서 현재에는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친근하고도 저렴하며 간편한 생활용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기원전 8100년경부터 현재의 형태로 진화하여 왔으며 RNA바이러스 특유의 높은 변이율 덕분에 환경에 매우 잘 적응하고 쉽게 변이가 발생하는 특성을 지닌다. 본래 인간을 주된 공격대상으로 삼는 바이러스는 아니었으나 사방에 밀집되어 분포하는 인간과 동물들이 상호 접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변이과정을 거쳐 종간장벽(種間障壁)을 넘어와 갑작스럽게 인간사회에 대유행을 일으키며 심각한 임상증상을 야기하는 원인균이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ssRNA’와 나선 대칭형 ‘뉴클레오펩시드’로 감싸여진 바이러스다. 생김새가 원 둘레에 방사형으로 빛이 퍼지는 왕관(王冠)이나 광륜(光輪) 모양이라서 붙여진 이름이 ‘코로나’지만 정식명칭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또는 ‘코로나19(COVID-19)’이다. 비교적 간단한 구조로 인한 변이가 자주 발생하여 예방
치과의사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할 것 같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치과의사의 위상도 빠르게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 십 수 년 전쯤 한창 임플란트 시술이 많아지면서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치과의료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되어 치과의사의 자부심이 한층 더 고조되었다. 고급시술로 환자와 의사 모두가 만족하는 사회를 꿈꾸지만 의사들끼리의 과잉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생기게 되었다. 서로에게 피해가 되면서도 나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 때문에 정당한 수가도 받지 못하면서 치과의사끼리의 집안싸움으로 전락해버리는 부끄러운 일도 발생했다. 치과의료 서비스가 박리다매식 영업으로 취급 받아서 될 일인가? 정당한 의료기술료와 지적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더욱이 재료비 대비 치료비를 산정하는 언론의 불합리한 잣대에 더해 보험수가보다 낮은 임플란트 치료비 광고와 교묘한 과잉광고나 불법광고로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위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를 불신케 하는 슬픈 현실이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게 본인과 후배치과의사들을 위한 일일 텐데도 말이다. 박리다매식 낮은 수가로 진료만 하다가 건강을 해치게 되면 얼마나 어리석은
“저는 제가 배운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다른 과에서 실습을 할 때 잘못한다는 평가를 듣지 않았는데, 교수님 과에서 처음으로 지적을 받네요.” “학생 지도교수가 누구세요?”라고 묻자, “OOO교수님이신데요.”라고 대답한다. 이상은 작년에 필자가 근무하는 치과(예방치과)에 학생 실습을 나온 치위생과 실습생과의 대화 내용이다. 실습생의 Suction tip이 계속 진료 중의 필자 시야를 가린다. Suction의 기본 원칙인 ‘시야 확보’의 원칙을 저버린 것 같아 한마디 주의를 주려 하자, 위와 같은 대답을 들은 것이다. 개원 중인 후배들이 신입 치과위생사들을 채용하여 이런저런 불만을 이야기할 때, 필자가 이전에 개업했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옛날 이야기(‘라떼 이야기’)를 하기도 두렵다. 과거에는 필자가 직접 지도해 주는 것을 고마워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자신의 모교에 혹시 ‘누’가 될지 몰라 심지어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있어, 대학의 담당 지도교수에게 ‘이런 일로 인해 귀교에서 보내준 학생을 마음 아프게 했다’는 등의 개인적인 이메일을 보낸 기억도 있다. 이제 이런 이야기는 ‘라떼 이야기’가 되어버
근래에 주거 안정 문제 및 이와 관련한 주택 시장 정책들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지역의 극심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듯하다. 심지어 값이 많이 오른 부동산의 소유주 조차도 원치 않는 결과이며 이에 즐거워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필자는 오늘 부동산 가격이나 주거 안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부가가치의 ‘가치’와 함께 그 부가가치가 우리의 삶의 질이나 행복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부가가치는 원자재에 노동이나 연료 등의 투여로 추가로 부여된 가치를 의미하며 3차 산업시대에 그 가치가 극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4차 산업시대에는 무형의 데이터들도 산업의 소재가 되고 그 데이터의 조합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그 부가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급격한 발전을 하였고, 그 바탕에 교육열 또한 큰 몫을 하였다. 순수 교육은 한명 한명의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에는 사교육이라는 특별한 과정이
온라인이 삶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온라인을 삶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라고 하며, 1980년대 초반 출생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사람 까지를 아우른다. 이 세대의 규정 폭은 넓다. 이전의 세대 규정은 세대가 활동하는 범주에 따라 10년 단위로 명확히 이루어진 편이다. 한 세대가 사회에 진입해서 역할하고 있을 때 다음 세대는 학생으로, 그 전 세대는 가정의 주체가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인생 흐름과 시간 순서에 따라 서로 나뉘어져, 각 세대 만의 ‘또래’ 문화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온라인을 기반한 현재의 삶의 패턴은 세대 간의 격차를 줄였고, 여러 세대에서 정보를 ‘공유’하게끔 한다. 사람들은 3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세상과 상호작용한다. 주변을 경험하고, 기억하고, 인지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타인에게 전화를 걸 때 본인의 기억력이나 두꺼운 전화번호부에 의존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으며, 지도나 도로교통표지판을 보기보다는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이나 핸드폰 내 검색을 하면 간편하게 정보를 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