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행사 참석차 KTX를 타러 서울역에 간 적이 있었다. 아니 웬걸 이게 우리나라 역인지, 외국역인지 모를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역사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타고 가는 좌석 앞뒤 옆자리 모두 외국인 일색이었다. 뒤에서는 러시아말도 들리고, 옆에서는 영어, 기타 정체불명의 언어도 들린다. 부산행 열차이고 필자는 경주에 내리는데, 경주역에서 새로 탑승하는 사람의 대부분도 외국인인 듯 싶었다. 아마 서울을 거쳐 경주를 여행하고 부산으로 향하는 길 이었으리라. 필자 기억상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외국인이 넘쳐나는 풍경은 거의 처음인 듯 하였다. 이는 최근 십 수년간 K-culture유행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좋아진 탓도 있지만 최근의 급격한 해외 관광객수의 증가는 분명히 연일 해외 가요계와 영화계의 모든 기록을 경신중인 글로벌 메가히트 Neflix 애니메이션 “케데헌” 때문인 듯 하다. 필자도 이게 왜 그리 인기가 있나 싶어 늦게나마 보았는데, OST도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곡들 답게 중독성도 있고, 스토리와도 잘 어울렸으며, 영화의 메시지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우리 한국의 전통을 거부감 없이 적절히 융합하였고,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매력적으로 느낄만
치매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치매 없는 나라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치매 발병을 늦추고 돌봄 부담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치매안전국가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예방과 돌봄의 치매 안전벨트를 채워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그 목표를 위해 ‘치매 발병을 3년 늦추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30% 줄인다’는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본이 국가정책으로 치매 발병을 1년 늦추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대한민국은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발병을 3년 늦추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사회 전체의 돌봄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30% 부담 경감은 가족과 사회 모두에게 현실적 희망을 주는 약속이다. 이때 핵심 중의 핵심은 구강관리다. 치주질환 원인균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이미 다수 축적되어 있으며, 자연치아를 20개 이상 지킨 노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크게 낮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씹는 힘을 지키고, 뇌를 자극하며, 치매를 늦추는 힘이 바로 치아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치아 보존 → 씹는 힘 유지 → 뇌 자극 → 치매 예방’이라는 연결고리가
2025년 9월 1일자로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학교실 및 치과병원 예방치과에 새로이 발령을 받았습니다. 선진적인 예방진료를 수행하였던 예방치과 진료실이 7년 만에 재개소함에 따라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이때, 중압감이 자칫 스트레스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잡는 출사표를 적어봅니다. 전임의사로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불확실한 장래로 인한 불안이 그림자처럼 뒤따르곤 했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고, 채용 절차를 진행하며 거주지를 결정하기 위해 강릉과 광주를 왕복하는 여러 번의 과정은 몹시도 피로하였지만, 만삭의 아내가 네 살배기 첫째를 돌보아야 하는 어려움에 비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장거리 이사 당일에는 말 그대로 이를 악물고 버텼는데,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잘하려고 하지 않고 버티고자 했던 것이 많은 결과를 무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 저희 가정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아내와 아기가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거쳐 집으로 오기까지, 제가 열흘 정도 첫째 아이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고작 열흘 동안 백 번도 넘게 첫째와 옥신각신하다 보니, ‘우리네 부모님은 나를 어떻게 키웠을까?’ 하는 진심 어린 궁금증과 존경심이 우러나곤 했습니다. 육아 정책이 있는
최근 치의과계 전반에서 비급여 진료에 대한 과도한 광고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환자를 현혹하는 허위, 과장 광고, 덤핑진료 광고는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고, 환자들에게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개원의가 원하는 민원 중 첫 번째가 되어 지난 1월 10일 치과의료정책연구원 주최, 서울대학교 사회구강연구실이 주관한 덤핑치과의 정의, 실태, 대안 마련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치협도 의료법위반 신고센터를 설립해 고발 등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의료광고에 관한 법률의 허점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수법과 행정, 사법처분이 솜방망이 처벌이어서 의료법 위반 광고는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의료 폐해를 절감해 왔던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국 치과의사 지부장들이 지난 13일 피켓 퍼포먼스를 통해 비급여 광고 금지 입법을 호소했다. 환자 유치를 목적으로 한 비급여 진료 광고는 초저가 비용으로 환자를 유인해 비윤리적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함으로써 의료인이 지켜야 할 윤리적 책무를 망각하게 만들고 있다. 저수가 경쟁을 유발하며 과잉 진료를 할 뿐만 아니라 일반치과의사의 비용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라고 비방하는 등 의료인 간의 신뢰를 무너뜨려 치과계 전
대중가요 노래 제목 중 “있을 때 잘해” 라는 노래 제목과 가사말이 있다. 없으면 있을 때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뜻으로 즉 없어 봐야 있을 때 얼마나 귀한 존재였는지 알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음에서 열거한 내용들은 있을 때 잘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부분과 한번 신뢰를 잃어버리면 회복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말해 주며, 후회하지 않도록 의견 제시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 해외 관광이 흔하지 않을 때 주로 찾은 관광지 중 선호하는 곳이 제주 관광이었다. 당시의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터무니없는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사례가 많았고 자동차 렌트시 직접 경험한 바였는데, 렌트할때 꼼꼼하게 차량의 흠집이 있는 부분을 점검하지 않은 본인의 탓도 있었지만 관광 후 차량 인도시 사고도 없었는데 어느 한 부분을 가리키며 흠집이 났다면서 업체의 담당자가 배상하라는 엄포를 놓았다. 비행기 시간에 쫓겨 합의금으로 몇십 만원을 주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되돌아와야 했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바가지 요금에다 불친절과 덧씌우기의 행태로 제주관광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던 부분들이 많았다. 과거에는 이러한 소문이 늦게 났지만 지금은 SNS가 발달이
얼마 전, 교회 지인을 통해 외국인 환자 한 분에 대한 자문요청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여성으로, 수개월 전 앞니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는데 보철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저는 소아치과 전문이라 임플란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세컨 오피니언으로 자문은 해줄 수 있겠거니 해서 병원으로 오시도록 하였습니다. 환자는 올 초에 앞니 한 개의 임플란트를 심은 후, 최종 보철물을 올리려던 과정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했다고 했습니다. 인공치아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과정에서 치아 길이가 너무 길어서 입을 벌리기가 부끄럽고, 그래서 웃을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병원에 와서 검진을 했을 때에는 인공치아는 없는 상태로서 심은 픽스쳐만 있는 상태였는데 임플란트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한 눈에 픽스쳐가 원래 위치해야할 치조정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적절한 위치가 아닌 매우 상방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치아를 발치하고 그 날 바로 식립했다는 진료기록부를 봐서는 발치와가 치유되면서 높이가 달라진 것이 아닌가 여겨지긴 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많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방법으로는 만족할만한 보철물이 만들어지긴
불소중독이 걱정되어 양치를 성실하게는 하지 않아 치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나지만, 원내생 생활을 하다보니 치실을 직접 적용하고 사용할 일이 많아졌다. 러버댐 장착 전 치실로 인접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고, 임플란트 환자의 구내 관리를 위해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치실과 슈퍼플로스로 치간 청소를 하는걸 옵저하며 저 얇디 얇은 실이 구강 건강에 중요하다는걸 새삼 느끼곤 한다. 이렇게나 유용한 치실을 호기롭게 주욱 뽑아서 사용하려다 보면 한 가지 딜레마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실제 치간을 청소하며 쓰이는 치실은 몇 센티 안되는데 이를 손가락에 묶어 사용하기 위해 너무 많은 치실을 뽑아 써야한다는 것이다.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자원을 아껴쓰려는 마음은 일말도 없지만 그래도 병원의 원가보전율에 조금이나 보탬이 되고자 최대한 짧은 길이로 뽑아쓰려 했는데 길이가 조금만 부족해도 치실의 사용 자체가 불편하고 걸리적거렸다. 긴 치실에서 치태 제거에 실제로 쓰이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그 미약한 부분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언뜻 쓰이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꼭 필요한 나머지 대부분 길이의 치실이 필요했던 것이다. 노력의 성질도 이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성
올해도 어김없이 아파트 주차장 초입에 배롱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 무더운 여름내내 피어서 출퇴근 시에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처럼 열흘 넘게 피는 꽃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배롱나무는 백일 넘게 붉은 꽃을 피운다. 그래서 ‘백일홍 나무’라고 불렀다. 소리가 바뀌어서 배롱나무라는 예쁜 이름으로 굳어졌다. 자미화(紫微花)라고도 한다. 백일홍이라면 멕시코 원산 백일홍을 먼저 떠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식물학적으로 전혀 무관하다. 배롱나무는 나무이고 백일홍은 풀이다. 배롱나무는 여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 맺고 낙엽까지 다 마친 뒤에도 살아서 이듬 해 봄에 다시 새 가지 새 잎을 내는 나무이고, 백일홍은 꽃이 핀 뒤에 시들어서 지면 땅위에 올라 왔던 부분은 가을 지나 사라지는 꽃이다. 자연스레 이름만으로도 이제는 백일홍과 배롱나무를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백일동안 꽃을 피운다고 했지만 하나의 꽃이 백일 동안 피어 있은 것은 아니다. 수많은 꽃들이 차례대로 피어나는데 그 기간이 백 일이나 계속된다. 배롱나무의 꽃은 한여름에서부터 가을까지 가지 끝에서 고깔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며 한 뼘이 넘는 크기로 뭉쳐서 피어나는데 꽃송이 하나하나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내외 재난현장, 군부대, 벽지 의료봉사와 같이 상시 진료 환경이 아닌 장소에서도 치과치료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존재한다. 이와 같은 비영구적 진료 환경에서 사용되는 포터블 치과 장비는 운반성과 설치 용이성은 물론, 제한된 조건에서도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진료 수행이 가능해야 한다. 이번에 제정된 ISO 23402-3:2024 Dentistry - Portable dental equipment for use in non-permanent healthcare environment - Part 3: Portable suction equipment(치과 - 비영구적 진료 환경에서 사용하는 포터블 치과용 장비 - 제3부: 포터블 흡입 장비)는 이와 같은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포터블 흡입 장비의 분류, 요구사항, 시험방법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는 표준이다. <포터블 흡입 장비란?> - 치과 진료 시 침, 에
2010년 이후 매년, 한강변 상암동, 뚝섬, 여의도에서 특별한 풍경을 마주한다. 수많은 이들이 한데 모여 힘차게 달리는 모습, 바로 ‘스마일런 페스티벌’ 현장이다. 단순한 마라톤 대회를 넘어, 이 행사는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의 가장 아름다운 사회 공헌 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번 9월 14일 상암동에서 열린 ‘스마일런 페스티벌’은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한구강악안면학회, 오스템 등이 후원하는 대회로서 하프코스, 10Km, 5Km, 걷기가 있어 마라톤 마니아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가족까지 참가한 축제다. 스마일런은 말 그대로 ‘미소(Smile)’와 ‘달리기(Run)’가 결합된 축제이며 ‘나눔 문화 확산’운동이다. 구강암•얼굴기형 환우를 돕기 위한 스마일마라톤 대회가 얼굴 기형 환자 돕기로 포커싱하며 참여 인원이 5000명을 넘어서는 유명대회가 되었다. 달리기는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비용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폐능력 향상, 체중관리, 햇볕으로 인한 뼈건강, 성인병 예방, 면역력 강화 등에 좋으며 정신적 장점으로는 스트레스 해소와 달리기 중 ‘러너스 하이’라 불리는 엔돌핀이 우울증을 예방해 준다. 시각장애인이나 장애우의
대전우체국 맞은편 임 치과에는 발로 돌리는 푸트엔진과 커다란 틀니 제작용 경질고무(Vulcanite) 프레스가 있었다. 대동아전쟁 총동원령 하에 물자가 부족하니까, 인상 채득은 모델링 컴파운드에 모형 복제는 까다로운 아가, 합금은 언감생심으로 크라운은 삼뿌라(Sun-Platina) 판을 두드려 맞추는 둥 열악한 환경에 중노동이었다. 그래도 일제(日帝)는 의(醫)자가 붙은 모든 기관에 쌀 배급을 멈춘 적이 없었다. 해방이 되자 선친은* 오시이레에 걸린 금장식 일본도 두 자루와 수천 권 장서와 지하실 가득 고려자기를, 3층 건물과 함께 일본인 치과의사 이시미츠(石光)씨로부터 인수하였다. 미 군정청은 치과에 금과 항생제를 꼬박꼬박 배급했는데 이제 한숨 좀 돌릴 무렵 6·25가 터져, 대전역 폭격에 전 재산이 재로 변하고, 선친은 방 두 칸을 세 얻어 야전체어를 놓고 치과간판을 달았다. 휴전 후, 대동아전쟁 때 피난가려고 산내면 복호리 산중에 지은 집을 헐었다가, 철도청에서 불하받은 정동에 단층집을 짓고 치과를 옮겼다. 용운동 할아버님 댁에 피난 갔던 유니트체어에, 불 탄 체어를 사포질과 페인트로 재생하고, 야전체어와 도합 3대로 구색을 갖추었다. 부정 유출된 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