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설압(低舌壓)은 구강노쇠의 마지막 진단 항목이다. 혀는 혈액이 풍부한 8개 근육덩어리로 음식 섭취나 쉼 없는 대화에도 피로해지지 않는다. 간혹 혀에 염증이나 깨물릴 때 순간 고통만 강렬할 뿐 뭉친 느낌의 통증 없이 빠르게 치유되는 것으로 보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혓바닥의 미세한 주름은 마치 손가락 지문처럼 모든 사람에서 다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깊어진다. 이로 인해 면역 저하와 설하 신경 이상을 보이는 돌봄 노인의 혀에서 구강위생불량으로 설(백)태 형성과 함께 세균 혹은 바이러스의 감염원으로 작용한다. 혀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후각과 미각 기능도 점점 감퇴되면서 그들의 영양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필자는 혀의 미각 기능을 포함한 발음과 삼킴 등 운동 기능이 구강노쇠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 혀의 미각 이상: 뇌병변과 영양 고려 혀 점막에는 수많은 돌기(유두)가 있다. 혀의 전방 2/3에 분포하고 있는 심상돌기는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고, 유곽돌기와 엽상돌기는 각각 혀의 후방 1/3과 혀의 측면과 후방에 분포하면서 설인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돌기 속에는 미뢰가 존재하며, 그 속의 감각 세포가 음식물 이온과 접촉하
삼국유사의 고장 내 고향 군위가 2023년 7월 1일 대구광역시로 편입되었다. 전국의 시군구 중 소멸도시지수 1위, 평균연령과 노령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들 중에 하나라는 불편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군위가 대구시민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필자가 공중보건치과의사를 시작으로 3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인 이유로 이농인구는 증가하고 유입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로인해 자연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연령 증가로 인해 노령인구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체가 부유해지면서 평균수명이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여기 군위에서는 일흔 세로는 경로당에서조차 심부름하는 나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육자 달고는 두말할 것도 없고 어딜 가도 일흔은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 어릴 적 (대략 두 세대 전)만 하더라도 회갑연 한다고 동네가 떠들썩할 정도로 장수했다며 모두가 꽹과리 치고 장구 치며 푸짐한 음식을 나눠주며 축하해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즈음에 와서는 회갑생일 축하를 해도 별로 내키지 않을 것 같다. 훗날 칠순잔치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팔순쯤 되면 축하를 받으려나...
20년 전까지 개원했을 당시 친했던 타 대학 출신 선배님으로부터 ‘밥 한번 먹자.’는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선배님 치과를 방문하였다. 예전의 자리에서 이전한 건물에서 치과진료실 규모와 인력이 엄청나게 늘어나 있었고, 바쁘게 진료실은 돌아가고 있었다. 조금 기다렸더니 그 선배님은 반갑게 필자를 맞이하면서 다른 진료실에서 진료하고 있던 아들(치과의사)을 소개해 주었다. 글러브를 황급히 벗고, 필자가 내민 손을 잡은 선배님의 아들은 늠름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일순간 필자의 속마음은 ‘부러운 마음’, 그 자체였다고 고백한다. 선배님과 저녁 식사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필자의 아들도 조금 더 노력(?)해서 ‘치전원’에 입학시켰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이미 지나간 일이니 부질없는 상상으로 끝날 일이다. 못된 정치인들이 ‘우매한 국민’을 ‘개, 돼지’로 표현한다고 한다. 또 생각이 부족한(?) 사람을 ‘닭xxx’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태어난 해와 연결된 간지(干支) 중 12지(支)에는 ‘닭’과 ‘개’, ‘돼지’가 연결되어 나타나니, 왜 이 세 종류의 ‘띠’의 동물들이 욕먹는데 사용되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금년 8월 말에는
친척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치과의원에 갔더니 20개가 넘는 치아에 우식이 있다고 작년에 다른 치과에 갔었을 때는 한두 개가 이상하다고 하였는데, 1년 사이에 그렇게 많은 치아가 썩었다는 것은 치암이 아니냐고 큰일 났다고 찾아왔습니다. 살펴보니 작은 점들로 보여 괜찮다고 일단 암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보냈었는데, 1년 후 다시 와서 검진하여 보니 두 개의 치아는 우식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치료를 하여야 한다고 하였을 때, 들리는 말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친척이라고 돈이 들까봐 일부러 치아 우식을 치료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었습니다. 과잉진료도 문제이지만,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중요함을 다시 깨달았었습니다. 선생님들마다 다른 우식 치아의 개수로 종종 병의원간 치과의사간에 분쟁이 된다는 것이 각종 검사들로 점철되고 있는 의료 현장에서 아직 우리 치의학계가 나아가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환자들은 혈압 수치와 혈당 수치 등 진료 시에 검사에 대해 일일이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진료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상의하고 충분히 이해하여야만 진료를 제대로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바야흐로 지금은 데이터 시대입니다. 데이터는 개인 생활뿐 아니라, 정책과 행정, 산업과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인간의 삶으로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데이터란 일반적인 자료라는 의미가 아니라, 컴퓨터에 의해 해석되어 처리될 수 있는 심볼을 의미합니다. 데이터는 20세기 들어 완전히 새로운 재화로 등장하는데요, 경제적 가치를 창출 능력이 뛰어납니다. 2022년 글로벌 데이터산업 시장은 약 660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5년만에 2배가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인류는 종래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등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2023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세계 10대 기업 중 7곳이 거대 데이터 기술기업입니다. (표) 데이터 기술기업들은 제조업이나 에너지 기업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신생 기업들입니다. 1975년 설립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1976년 설립된 애플(Apple),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NVIDIA) , 2004년 설립된 페이스북(Facebook, 2021년 현재의 사명인 Meta Platforms로 변경), 2015년 설립된 알파벳 등이 있으며, 세계 경제를
지구촌이 계속 시끄럽다. 냉전시대의 종식과 함께 불어온 자유주의 바람에 서로에게 관대하던 세계는 거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급성장을 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전략으로 다시금 블록화 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이러한 추세는 자연스레 가속되었고, 설상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제는 1970년대 서방과 사회주의 국가 간의 냉전시대와 유사한 상황으로까지 회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유세계 서방국가의 주요 일원이지만 1980년대 말 경제적 실리를 위한 소위 “북방정책”으로 공산권 국가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미-중 관계의 악화로 어쩔 수 없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진영편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당연히 주요 교역대상인 중국과 러시아로의 수출은 급격히 제한되는 상황이다. 한술 더 떠 14억 인구의 거대한 자체시장이 있고 막대한 자본에 저렴한 인건비로 제작되는 중국산 물건들은 이제 품질까지 나아지며 우리의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한국 엔지니어들의 공(?)도 큰데 최근까지도 한국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중국기업에 파격적 조건으로 이직하여 국가에서 기밀로 분류된 기술이전까지 하고 있다. 수년 전 한 언론에 중국의 대표적 LCD 기업인 BOE
혀-입술은 저작과 삼킴은 물론 발음과 외모에도 깊이 관여되어 있다. 이는 노화나 질환에 의해 혀-입술 운동기능이 약해질 때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혀-입술 운동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혀-입술 움직임이 감소하고, 측방운동도 줄어들며, 조절도 정교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입안이 마르거나 침이 새기도 하며, 음식이 입 안에 남아 있거나 자주 흘리기도 한다. 또한 딱딱한 음식을 잘 씹지 못하여 식사 시간이 길어지고,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와 양이 제한되어 영양부족을 초래하기도 한다. 게다가 혀의 움직임까지 둔화되면, 국물을 마실 때 가끔 사레가 들거나 약을 잘 삼키지 못한다. 특히, 발음이 분명하지 않아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워져 점점 고립되면서 사회적 죽음 상태인 요양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에 필자는 돌봄 노인에서 ‘혀-입술 운동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과정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훈련 지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 입술 운동기능과 근력 약화: 훈련 지도 섭취한 음식을 잘 씹은 후 꿀꺽 삼키는 과정에서 입술 주위의 움직임과 근력 유지는 중요하다. 이에는 협근(頰筋)과 구륜근(口輪筋)이 있으며, 이들은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顔面神經)
수석취미를 하다 보니 꽤 모였다. 난실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 수시로 드나들 수 없지만 수석은 거실이나 장식장과 전시대에 있어서 휴식시간마다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괜찮은 돌을 주워오거나 구입했지만 나름대로 애착이 생겼다. 그냥 보는 것과 좌대에 안착되어 자세를 잡은 돌과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좌대에 오르기 전에는 잡석이거나 맨 돌로 보이지만 좌대나 수반에 안치되는 순간 수석으로 대접받는다. 그만큼 좌대나 수반의 역할이 크다. 좌대에 올려야 모양이 되는 수석이 있는가 하면 수반에 놓아야 작품성이 돋보이는 수석이 있다. 그런 이유로 수반에 놓아봤다가 좌대에 올려봤다가 하면서 수석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시간이 너무 잘 가는 것 같다. 세상에서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난이나 기르고 돌이나 만지작거린다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일부는 인정하지만 정말 부지런해야만 그런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 빽빽이 차 있는 수석 무더기를 보며 그 중 몇 점은 멋있는 좌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딱히 수석좌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전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운 목공예에 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목공예 기술을 연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선 조각도 세트를 구입하고 일반
대한치의학회의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서 비상근위원으로 매달 열리는 월례회의에 참가한지도 4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요즘 비난받는 이름뿐인 위원회가 아니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회의실에 모여 의·치·한의학 관련 기술, 재료 등을 평가하는 회의에 위원들은 참석해야 한다. 필자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결석하지 않고 꾸준히 참석했기 때문인지 기관 측에서나 회의를 주재하는 위원장 입장에서는 성실한(?) 위원으로 인정받은 느낌이다. 회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여느 회의와 마찬가지로 위원 과반수가 참석해야 하는데, 필자를 제외한 위원들 대부분이 해당 소속 단체에서나 근무기관에서 소위 잘나가는(?) 전문가들이다 보니, 매회 100% 참석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필자는 중요한 회의가 겹치는 때 이외에는 거의 모든 회의를 성실히 참석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순백의’ 필자의 이미지가 기관 측이나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어느 정도 협조하는 뉘앙스를 주었던 것은 아닐까도 생각된다. 3년 전 즈음으로 기억되는데, 당시 회의 중 한의(韓醫師)대표로 참석한 위원과 양의(醫師)대표로 참석한 위원(정형외과) 간에 정형외과 시술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3살 2년차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습니다. 고인이 교실을 그 장소로 택한 것은, 교실이 아니면 자신의 죽음이 왜곡되거나 조용히 묻힐 것이라 생각해서 였을까요? 교내에서 발생한 교사의 자살 사건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기에, 교단과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망사건은 선생님의 연령이 23살, 즉 교사 조직에서 가장 낮은 연령대에 속하고 우리 사회에 첫발을 내민 새내기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고 학교의 책임은 없다는 학교장 서명의 입장문이 발표되었고 개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루머도 양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담임한 학생들에게 정성을 들여 쓴 손편지가 한 학부모에 의해 공개되며, 아직은 이기적인 타인의 마음에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제자를 사랑하는 고인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고인이 평소 학교생활을 밝고 성실히 하였다는 증언이 더해졌습니다. 올해 복수의 학부모로부터 걸려오는 반복적인 민원전화에 작년보다 10배는 더 힘들어 했다는 동료 교사의 증언들도 이어졌습니다. 교권추락과 붕괴 속에서 사회적 안전장치나 보호장치 없이 훼손된 교사전문성
우리나라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과 성인의 치주질환 발생을 줄이고, 노인의 자연치아 보유를 늘리고, 저작불편 호소율을 줄인다 라는 구강건강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전 생애에 걸친 이러한 구강건강증진 목표는 타당하며 치과의사를 비롯한 구강보건전문가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적 의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epi.or.kr/hpn/hpnIdx/selectIdxDetailList2030.do?menuId=MENU01426). 이러한 목표 수립에는 2030년의 구강건강 지표 생산 방식과 2018년의 지표 생산 방식이 동일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 지표는 구강보건법에 근거해 매 3년마다 수행되는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해, 성인의 치주질환과 노인의 치아수 및 저작불편호소율 지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연중 수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구강검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전국 표본으로 선정된 아동 중에서 만5세 9,786명, 만12세 22,378명을 조사 완료하였으며,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조사된 성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