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꿈을 향해 가는 세계 치의학도들과의 만남 제37회 도쿄 APDSA 참가 세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국내는 이제 2시간이면 기차로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고, 비행기를 타고 세계 웬만한 곳은 하루면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굳이 직접 가지 않아도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어디 있는 누구와도 쉽게 접촉하고 실시간으로 교류를 할 수 도 있다. 영어라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용어가 존재하고 해외여행은 보편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정착되었다. 본과 3학년이 되어 수업과 병원 생활로 바빠졌을 때 동기 형으로부터 APDSA(Asia Pacific Dental Student Association)라는 행사에 대해 들었다. APDSA는 아태 지역 치과대학생들의 학술교류의 장이자 37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적인 친목도모 행사로써매년 아태지역 참가국인 일본,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피지, 캄보디아, 호주 등을 돌아가면서 개최된다.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솔깃한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올해는 가까운 일본에서 행사가 열려 바쁜 와중에도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올해 참가한 37회 APDSA는 도쿄 근
남아프리카 여행기 (하) <지난호에 이어 계속> 다음 목적지는 국립공원인 Chobe National Park로 향해 수 많은 동물과 또 수 많은 관광객속에서 이틀을 보냈는데(때론 동물 수보다 관광객 수가 더 많음) 짐바브웨로 이동해 국경을 넘어 빅토리아 폭포를 잠시 들러 구경을 하는 코스가 포함돼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한 Kruger National Park에 인접한 Ngala Private Game Reserve로 국립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사유지이다. 언급한대로 사유지는 조금은 자유스럽고 좀 더 친절한 편이다. 이곳은 시멘트 건물은 없고 텐트로 만들어진 캠프때문인지는 몰라도 숙소내에 동물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저녁 먹고 숙소로 갈때는 반드시 직원이 안내를 해 주는데 뿔달린 동물이 많이 있어 여자들은 무서워할 것 같다. 내 텐트 위에는 원숭이떼가 살아서인지 아침마다 원숭이들의 소리에 잠이 깨곤했고 뛰는 소리에 가끔 놀라기도 했다. 실제로 천장에는 원숭이 발이 양각으로 드러나 있어 장난으로 만지면 위에서 놀라 난리가 난다. 캠프내에 있는 수영장은 동물들의 식수대로 쓰여서 실제로 수영하기에는
제1580번째 남아프리카 여행기 (상) 7월 25일 드디어 2년반전부터 계획했던 15일간의 남아프리카일정이 시작됐다. 9년전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다녀 온 이후로 줄곳 남아프리카를 동경해왔던 터라 친구를 여러날 설득해서 결국 동행하게 되었고 두바이를 경유해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 안전착륙했다. 2010 월드컵이 2주전에 있었던 이유로 요하네스버그공항은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백인 할아버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전상 Abercrombie-Kent 여행사를 이용해 전일정을 잡았는데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정말 믿을 만한 여행사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정말 고집센 것은 현대자동차, 삼성핸드폰이 일본회사제품이라는 것뿐 아니라 만델라 대통령이후 흑인들이 득세해 나라가 엉망이 되고 치안이 나빠졌다는 얘기를 호텔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들어야했고 이후에도 가는 곳마다 백인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나오는 줄거리는 결국 동일한 결론이었다. 첫날 저녁 남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2시간 강의를 들었는데 재미있기는 했지만 식민지 시절 영국계백인의 생각과 나와는 그리 깊은 관계가 들리 없다. 아닌게 아니라 도착해서부터 계속되는 흑인에 대한 반감, 그것도 강의까지 들
제1579번째) 프로이드도 놀랄 무의식세계 창조적 해석 -인셉션 - 7월 21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에 대한 수많은 다양한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라는 견해도 적지 않으며 “영화의 전개구조가 너무 복잡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편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경의와 찬탄, 그리고 영화에 대한 논쟁(특히 영화 엔딩에 대한 많은 ‘설’들)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어떻게든 시간을 꼭 내시어 한번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네, 142분짜리 이 영화는 그럴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다음의 글은 이 영화를 보시기전에 이해를 더하거나 참고할 만한 내용만을 기술하였습니다. ‘스포일러 작렬!’가능성은 가급적 배제했으니 부담 없이 내려 읽으셔도 됩니다.) 인터넷무비데이터베이스(www.imdb.com)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인터넷 영화여론의 반향을 알 수 있는 권위 있는 사이트인데요. 주로 작품의 완성도를 평점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인셉션은 네티즌폴에서 평점 9.3을 받아, 역대 영화들 중 3위에 위치하고 있습니
제1578번째 행복이 무엇인가? (하) <1870호에 이어 계속> 휴가를 끝내고 출근하는 날, 저절로 휘파람 소리가 났다. 바로 이것이 행복인가 했다. 행복속에 있으면서 행복을 모른다더니 진료실을 갖고 열심히 봉사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뒤늦게라도 깨달은 것이다. 무엇인가 의욕을 갖고 날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하루를 맞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가진 것이 많고 큰 집과 좋은 옷을 입고 산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면 바로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모자람이 점차 채워질 때 채워지는 기쁨도 있지만 넘치는 상태에서는 방종과 자만과 파괴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대개가 영혼의 즐거움이 아니고 육감적으로 느끼는 쾌락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가슴에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살면 그 사람은 바로 행복 속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웃을 사랑하고 산에 있는 나무를 사랑하고 들에 핀 들꽃을 사랑하고 이런 마음을 가질 때 우리들 가슴은 항상 따뜻한 온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 사랑이
제1577번 행복이 무엇인가? (상) 한 줄기 여름 소나기가 지나가더니 화단에 풀어진 녹색 나뭇잎들이 한결 더 푸르고 싱싱하다. 대자연의 위대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꽃잎마다 품어내는 여린 얼굴들은 어떻게 저렇게 고운 빛깔을 내는 것일까? 가만히 다가가 꽃잎을 만져본다. 어디나 꽃잎은 같은 색깔인데, 멀찌감치서 보면 색깔이 다 다르다. 노랑, 연록, 초록, 에메랄드빛,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 저 하늘에서 비치는 태양의 위대한 힘인 것이다. 인상파 화가들이 자연을 노래하는 신비의 합창인 것이다. 내 진료실 한모퉁이에 3~4평 남짓한 화단이 있다. 내가 치과의사가 되기 전, 진료실 옆에 녹색의 공간을 갖고자 함은 나의 꿈이었다. 바람과 비와 태양이 비치는 대지 위의 공간이다. 남천, 공작단풍, 관음죽 등의 나무들과, 장미, 제라늄, 연꽃, 달맞이꽃 등의 여러 가지 꽃이 있다. 크고 작은 화분, 절구통, 갓등, 돌함지박, 항아리, 단지 등의 여러 가지 모양의 분재가 있다. 주먹보다 더 작은 앙증맞은 화분에서 자라는 룬델리, 디스커디아가 날마다 나한테 인사를 한다. 실내 조경사가 관리해 준다. 내가 갖고 있는 이 녹색공간은 나에게 위안, 휴식 그리고 신선한 에너
제1576번째 더딘 삶을 살지라도… 저희 첫째를 보면 저의 어린시절을 보는 것 같습니다.종종 멍한 표정을 지어서 힘이 빠져있고 해서 어떤 당근을 내밀어도 절대로 달리지 않는 말과 같은 아이…상을 주겠노라고 제시하면 항상 관심없다는 투로 자기 세상에 빠져있는 아이입니다. 덕분에 아내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선생님으로부터 “이것 저것이 부족합니다. 많이요…"라는 말을 들었고 주위 어머니들로 부터 너무 많은 훈수를 듣다보니 어머니들 모임에는 안나가게 됩니다.‘누구는 가르치고 싶지 않아서 안 가르치나…"저도 그랬습니다.고등학교때까지 들은 이야기는 뚝심이 없다, 애살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그리고 그것으로 저도 걱정을 했습니다.대학에 들어와서도 사회에 나와서도 애살이 없는 것은 여전했습니다.그러니 집중적으로 해서 이루어놓은 것은 없습니다.그래서 때로는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해서 많이 자학도 했습니다.어릴 적 아버지께서 저에게 이야기하신 것은 “즐겁게 공부하라"는 말이었습니다.남들은 금새 다 공부하고 다 끝내서 두번 세번 보고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다 보니 한번 보다가 다른 것 하고 있고 그러다 다시 진도나가는가 싶으면 또 삼천포로 빠지는 자신을 보곤 합니다.그래
제1575번째 초 상 화 -베트남 의료봉사 그래 아주 더운 날이다. 습도는 왜 그리도 높은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한다. 이런 날에 베트남 타이웅엔성 옌락마을로 의료봉사를 갔다.주위 풍경이 강원도나 경상도 산간지역 오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차 한 대가 간신히 가는 도로다. 행여 맞은편에 자동차나, 물소 떼나 오토바이와 마주치는 날에는 옴짝달싹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추어 서야 만 한다. 굽이쳐 돌아가는 모퉁이마다 상대편에게 자신을 알리는 경적을 수없이 울려야 한다.여덟 살 때 이었으리라…. 경상도 거창에서 김천으로 나올 때, 좁고 심한 커브 길 때문에 덥고 비좁은 버스 안에서 고장 난 경적 대신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위험한 길을 지났던 기억이 난다. 어허! 지금 그 길을 가는구나!면(面)이라고 하나 살림집이 대여섯 채뿐이다. 다행이 인민위원회 건물이 번듯하게 있어 면 소재지려니 생각이 든다. 그 옆에 면 보건소가 있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의료봉사를 할 곳이다.1975년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무의면(無醫面)이 많았다. 충청도 음성도 무의읍(無醫邑)이였으니 다른
제1574번째 우리의 이야기들 오랜만에 대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고려대사회봉사단(KUSSO)과 함께 의료봉사단으로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 8박 9일간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휴양지로 그리고 럭비 월드컵 세계 최강팀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의 남동부 오지 마을 나셈비투 마을에 가서 사회봉사활동 그리고 진료봉사를 수행하였습니다. 대학생들은 주민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공연, 현장 작업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비뇨기과와 성형외과 그리고 치과(김포 미소치과 조영수 원장님과 저)로 이루어진 의료진은 자동차로 한 시간 반 떨어져 있는 인근 코로보병원에서 진료를 하였습니다. 모기장을 치고 넓은 방 하나와 마루에서 모두들 함께 자고, 화장실과 샤워장 각각 두 개로 36명(대학생 19명, 의료진 17명)이 남녀로 나뉘어 줄 서서 기다리면서, 마치 군대의 야전생활을 생각하면서 지냈습니다. 하루는 코로보병원 치과의사의 집에서 거주했는데, 밤에 자다가 모기의 웽웽거리는 소리에 새벽 3시에 일어나 모기 4마리 잡고서야 5시 반에 잠들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의료
제1573번째 차세대는 젊은 여성 CEO 영국BBC 특파원은 한국특집에서 놀라운 집중력과 지구력을 가지고 어울려서 하나의 목적으로 24시간 거의 쉬지 않고 즐기는 한국인들의 집단 놀이를 방영하면서 지도자 CEO만 있으면 성공 못 할 일이 없겠다고 하였다. 이것은 몇장의 카드로 이뤄지는 고스톱 놀이다.두번째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젓가락을 다루는 솜씨에서 한국인의 기능 수준을 찾아 볼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일본 소니가 삼성이 앞지르는 것을 분석한 연구진은 그 중 하나가 상황 판단에 재빠른 결정이라 하였다. 재고하느라 결정 못하고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버린데 반하여 재빠른 결정이 IT시대에 중요 역할이라는 것을 간파 못하는 과오를 범하였다고 보고하였다. 흔히 말하는 빨리 빨리 문화는 다른 표현으로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한국특유의 스피드이고 추진력이다. 한국을 비롯하여 선진국 또는 선진국으로 가는 모든 나라의 문제점으로 등장하는 것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이다. 반갑지 못한 빨리 문화는 세계에 유래 없이 우리에게 다가온 고령화사회이다. 120년을 넘는 오랜 세월을 거처 이룬 프랑스에 비해 우리는 2000년부터 고령화 시대를 최단기로 맞이하고 앞으로 초고령
제1572번째 휴가때 단식을? 집사람 휴가기간에 맞춰 애 셋을 데리고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며 공항과 도로 위를 헤매는게 나의 휴가였다. 처음에는 그런 가족여행이 당연했고 즐거웠다. 올 겨울에도 가족들과 스키여행을 갈 생각하면 들뜬다. 그러나 한번쯤은 나만을 위한 휴가가 그리웠다. 7월초 직원 한명이 결혼하여 신혼여행을 가게됐다. 기회는 이때다. 그 기간에 맞춰 치과휴가를 잡았다. 집사람의 눈치는 애써 외면했다. 애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주말에 보상하리라 합리화했다. 단식원에 간다고 선포했다. 몸도 마음도 속도 쉬고 싶었다. 그동안 과식, 육식, 인스턴트식 등 안좋은 식습관과 술자리로인해 힘들었을 내 위장에게도 미안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고, 진료하다가 쉴 때, 집에서 쉴 때에도 시간의 공백을 참지 못하고 수시로 먹을거리를 입에 넣고는 곧바로 후회하는 내 모습이 너무 싫었다. 이건 아니다. 공교롭게도 가고자하는 명상단식원이 주말에 행사가 있어서 첫 이틀은 혼자 알아서 해야했다. 집에서는 안될 것 같아 4학년짜리 큰 아들만 데리고 템플스테이하러 서귀포 약천사에 갔다. 3일동안 75%, 50%, 25% 절식을 해서인지 한끼만 굶었는데도 자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