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제1805번째 계사년의 새로운 다짐 2013년 계사년이 밝았다. 연말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한해를 되새기고 2013년 계사년 새해를 새롭게 설계하고 계획한다 싶었는데 벌써 보름의 시간이 흘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하는 건 외모 뿐 아니라 시간의 빠르기라고나 할까? 확인되지 않는 사실이지만 10대에는 10킬로, 20대에는 20킬로 등등해서 60대에는 60킬로의 속도로 시간이 흐른다 하지 않았던가? 내 경험만 봐도 초등학교 때 1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길고 또 길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10년이라는 세월에 비교될 정도로. 항상 새해에 하는 것이지만 계사년 새해에는 또 한가지 각오를 해 본다. 남들이 하는 신년계획와 비슷하겠지만 새해에는 마음가짐이 또 다르다. 의지가 지켜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실현할 수 있는 만만한 신년 계획을 세워 본다. 우선 집에 있는 식구들 챙기기다. 내가 얘기를 안 한다해도 가족들은 다 이해하겠지만 항상 마음만은 안 그런데 바쁘다는 핑계로 와이프를 포함해 가족들과 대화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가족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Relay Essay제1804번째 치과의사의 행복론 요즘들어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회원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 날로 악화되는 개원환경 속에서 뭉크의 절규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처럼 보일즈음이면 젊어서 꿈꿔왔던 치과의사의 보장된 미래와 행복은 이미 온데 간데가 없다. 사석에서 자신을 일용직 노동자에 빗대어 좌절과 절망적 심경을 토로하는 회원을 대할 때면 나도 함께 겪고 있는 어려움이긴 하지만 회무를 맡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자식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만큼이나 자괴감이 엄습한다. 회무를 통해 회원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당연히 계속되어져야할 과제이지만 이와 더불어 자칫 삶의 부정적 단면에 매달려 절망적 심정으로 허무의 늪에 빠져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동료들과 가치있는 삶과 행복에 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자문했을때 “네” 라고 자신 있게 당장은 대답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허상을 좇아 헤매지 않고 진정한 행복에 근접하리라 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2500년전에 행복을 정의할때 “탁월성에 따른 이성의 활동”, “자신의 고유기능을 최고로 잘 발휘
Relay Essay제1803번째 독도 그리고 대마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국내여행보다는 선진국으로의 여행이 더욱 발전적이고 배울 것이 많고 흥미로운 것도 많기 때문에 그동안 부지런히 외국학회를 따라 다니면서 5대양 6대주를 다녀왔다.학회에 갈 기회에 강연이나 논문발표도 하면서 하루 이틀 기분 좋게 관광을 곁들여 왔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 너무 많았고 내 생활에 유익하게 활용되었고 또 나를 성장하게도 해주었다. 그래서 간혹 학생들에게도 기회가 되는 대로 여행을 하도록 권유하면서 교육적 의미도 강조했었다. 지난 봄 부터는 독도 연구원에 관련되어 공무원 연수교육과정의 하나인 독도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부터 울릉도 대마도 역사탐방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한국과 일본의 관련사를 공부하다가 돌연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그 무렵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현해탄의 파고를 출렁이고 있을 즈음 이었다. 얼마전 삼성전자와 코오롱이 첨단섬유 특허 침해소송에서의 판결 결과만 보아도 미국은 우리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생각이 강력해 졌다. 반반의 의미를 띄우면서 몇 년 전 주한 미국대사가 강연회에서 “우리는
Relay Essay제1802번째 청국장 청국장은 부산에는 드문 음식입니다.청국장을 어릴 적에 먹어보고 느낀 것은 짠 맛이 덜한 된장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가끔 먹었고 아마도 추운 지방에서 발효를 해서 소금이 많이 없이도 발효가 되었나봅니다.따뜻한 지방에서는 쉽게 부패해서 소금으로 염장을 해야 하지만 추운지방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저희 치과에 청국장 가게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가장 먼저 치료하신 것은 #35의 근관치료입니다. 아말감 코어를 하시고 더 이상 내원이 없으셨습니다.우연히 집으로 가다가 그분의 가게에서 청국장을 사먹고는 아내와 같이 사먹었습니다.참 맛있는 청국장이었습니다.얼마 뒤 자신의 남편의 틀니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2007년 5월이었습니다.틀니를 만들어야 하는데 돈을 아껴야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꼭 그렇다면 좀 불편하지만 임시틀니를 하도록 권했습니다.치조골이 좋은데 치아는 하나도 없이 내원했습니다.저는 총의치를 거의 만들어보지 못하고 개원한 치과의사였습니다. 60만원을 받고 최선을 다해서 상하악의 임시틀니를 만들었습니다.친구들에게 물어보고 post. palatal dam과 스피만곡과
Relay Essay제1801번째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연일 계속되는 매서운 추위에 온몸이 움츠려든다. 항상 그랬듯이 계절이 추워지면 큰 시험이 우리를 기다린다. 수능시험 때도 보온병에 핫팩을 들고 갔었고 국가고시 보던 날 아침도 눈이 펑펑 내렸었던 것 같다. 4학년 후배들이 국시 준비에 한창인 것을 보니 1년 전 이맘때가 생각이 난다. 이 고비만 지나면 모든 고생이 끝나고 달디 단 행복의 열매를 맛보게 되겠지 라는 생각은 역시나 착각이었다. 달콤한 열매는 분명 있었지만 그 달콤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힘든 시간은 끝나고 탄탄대로의 인생을 걸어갈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 이미 오래지만 항상 현실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충격을 동반한다. 대학병원에서 인턴과정 중에 있는 나 같은 경우는 아직 학생과 같은 기분이다. 매일 보던 동기들과 교수님과의 병원 생활이 지겹기도 하지만 아직은 생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그에 반해 말로만 듣던 냉혹한 개원가의 찬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땅한 일자리
Relay Essay제1800번째 “그리운 제자들에게” 창밖 너머 치악산 자락의 하늘이 잔뜩 찌푸린 걸 보니 금세라도 눈발이 날릴 듯하네. 다들 어찌 지내는지 못내 궁금하구나. 학교를 떠나 소식이 채 닿지 않아도 모두가 자신의 터전에서 열심히 일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을 것으로 믿어.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세밑의 감상 탓인지, 불현듯 자네들과 지내온 날들이 떠오르며 이런저런 상념에 젖게 되네. 오늘 모처럼 짬이 나서 보고 싶은 제자에게 그리운 안부를 전한다. 우리 학과가 세워진 지 올해로 벌써 십년이 되었지. 그 생일잔치를 지난 시월 말에 무사히 치렀단다. 다들 친정집에 다녀가고 싶었겠지만 생활에 쫓겨 여념이 없었을 거야. 이날 생각지도 않게 많은 내빈께서 먼 걸음을 해 주셔서 왁자글하게 행사를 잘 마쳤어.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지. 이번에 창립 10주년을 계기로 학과에서는 그간 구상하고 추진했던 몇 가지 일에 작은 매듭을 지었단다. 지난 십년동안 우리가 쌓아온 흔적을 책으로 묶었고, 치위생의 자존을 표상하는 ‘폰스’의 흉상도 우뚝 세웠지. 아울러 그동안 노력해온 지역사회 구강보건사업을 좀 더 조직화하고 체계화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구강건강증진센터
Relay Essay제1799번째 나의 신경치료 답사기 오복 중 하나라는 치아 건강의 복이 없었던 나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치과 출입이 잦았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와 술래잡기를 하다가 넘어져 앞니가 빠져서 치과에 간 적도 있고, 대학생이 된 후에는 충치 치료로 집안 기둥을 두어개 뽑기도 하였다. 앞니가 반쯤 빠져서 피가 뚝뚝 흐를 때도 나는 눈물을 꾹 참고 직접 치아를 도로 집어넣는 용기를 발휘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지만 그 때부터 치과의사가 될 피가 흐르고 있었나 보다. 다음 날 교정치료 중이던 병원을 찾아갔더니 교정 선생님이 나에게 연산동에 있는 병원에 가서 신경치료를 받고 오라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시키는 것이니 먼 곳까지 수 차례 가서 신경치료를 받고 왔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왜 나를 다른 병원에 보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존과를 전공한 선생님께 신경치료를 의뢰했던 것 같다. 어린 내 기억 속에 남은 신경치료는 바늘 같이 생긴 걸로 치아를 몇 번 쑤시기를 반복, 그리고 물 빨아들이는 시끄러운 소리가 몇 번 났던 것 같다. 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치과보존과라는 과에서 신경치료와 수복치료
Relay Essay제1798번째 “기름 값이나 되었나요” 오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 나와 아내, 아내의 친구, 처형 네 명의 초보 농사꾼이 이른 새벽 화성 팔탄면에 있는 밭으로 향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수확철이 돌아왔다.아카시꽃이 다 시들었다고 소녀처럼 푸념하던 여인네들이 이른아침 밭 입구에 싱그럽게 달린 아카시꽃을 보고 탄성을 지르던 일…. 아침 참으로 가져간 음식을 밭에서 먹으니 아카시꽃 향기가 봄날의 아침상을 가득 채우고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온몸이 상쾌했던 기억이 아련하다.나는 밭골을 고르고 농사용 비닐을 펴고 세 사람의 여자 농군들은 고구마는 이렇게 모종을 심어야 한다며 서툰 솜씨지만 열심히 일하였다.모종 값 8만원, 차 기름 값 8만원, 농사용 비닐 값 3만5천원, 간식비 등 대충 계산해도 이번 고구마 농사에 들어간 원가가 시장에서 사먹는 돈보다 많을 것 같다며 웃으면서 가져간 들깨 씨앗도 정성껏 뿌렸다.농부들이야 그해의 농사 계획이 있어서 이것저것 열심히 수지를 맞추어 경영을 하지만 도시 사람들이야 전원생활의 막연한 호기심에 조금만 해보는 일이기에 농사를 해서 이익을 본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Relay Essay제1797번째 트라이앵글에 대한 추억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지난 10월 마지막 주말 오후, 어느 멋진 공연장에서 40여명으로 구성된 모교 브라스 밴드의 연주회가 있었다. 나는 타악기 파트에서 드럼과 작은 북 그리고 연주곡들 중에서 ‘트라이앵글’이 몇 마디 필요한 곡이 있어 같이 맡게 되었는데 문득 어린 시절 기억이 새삼스러웠다. 이것은 초등학교 시절 조금은 우습게 생각하고 서로 꺼리던 악기가 아니었던가? 일명 짝짝이로 불리던 캐스터네츠와 탬버린 등과 같이…. 하지만 탬버린은 최근 성인들도 자주 사용하는 친숙한 악기가 되어버렸지만 그야말로 존재감이 적은 악기였던 기억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저 가끔 땡땡거리는 쇳덩어리가 아니었다. 부위에 따라 연주법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의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조용히 있다가도 꼭 필요할 때 울려주는 트라이앵글의 맑고 순수한 금속성 울림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 진가를 느끼는데 너무 오래 걸렸지만 말이다. 그 시절엔 음악적 능력이 좀 더 있는 학생들은 실로폰, 피아노나 오르겐, 피리 등 멜로디 파트를 맡았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어린 마음에도 왠지 더욱 화려하고
Relay Essay제1796번째 칭찬합시다 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의 성공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신부가 결혼 앨범 제작자를 고소한 사건으로 “얼굴을 괴물로 만들어 단 한 번인 결혼, 아니 일생을 망쳤으니, 정신적인 위자료까지 물어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피고는 “지독하게 까칠한 고객을 만나 앨범을 세 번 만들어도 만족하지 못하니, 두 손 다 들었다”며, 돈이 더 들더라도 빨리 끝내만 달라고 한다. 착한 신랑이 신부를 달래어, 앨범을 한 번 더 만들고 약간의 위자료를 받는 조건으로 조정이 성립, 2년 만에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발표 뒤에 만찬 건배사에서 필자는 짧은 강평을 곁들였다. 이 사건의 주범은 바로 신랑이라고. 앨범을 처음 펼친 순간 신랑이 “뷰티풀! 웬 선녀?”했다면 분쟁도, 재판 동안 신랑 신부 간에 금슬의 훼손도 없었으리라. 짐작하건대 신랑은 귀여운 신부를 놀리려고“이거 당신 얼굴 맞아?”또는“웬 화장빨!”했거나, 아니면 트집 잡기 좋아하는 친구의 험담을 꾸짖지 않고 맞장구 쳤을 수 있다.이런 농담은 신부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영화 ‘A Face in the Crowd’(2011)는‘안면인식장애’라는 조금 생소한 정신질환
Relay Essay제1795번째 외국인환자 상담 두려움에서 자신감으로! 입사 2일 만에 데스크에서 만난 외국인. 머리가 노랗고 파란 눈을 가진 누군가가 다가와 “excuse me” 하며 다가왔다. 겁에 질린 나는 눈만 멀뚱멀뚱 뜨고 서있을 뿐이고 외국인이 “Can you speak english?” 라고 말을 듣는 순간 말을 알아듣고 No!! I can’t speak english라고 영어로 하면서도 못한다고 말하는 나… 참 외국인한테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일 것이다. 벌써 6년 전 이야기다. 어느덧 치과위생사로서의 일을 시작한지 6년차. 일을 배우기 시작한 이곳 인하대병원 공항의료센터에서 지금까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매일 오고 가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외국인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을 때 말 못한다며 외면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 나였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일하는 곳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7년 연속 세계 서비스 1위 공항인데 직원으로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 너무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한 영어 공부였다. 어찌 보면 영어공부를 한다는 명목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