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에 발표된 T.S Eliot의 황무지 첫 연 원문을 보면 April is the cruelli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s. 봄이 시작되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고 기억과 욕망이 뒤섞이고 봄비로 무딘 뿌리를 흔들어 깨우는데 왜 작자는 사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시대적 배경을 보면 1차 세계대전(1914~1918)후 미국의 고립주의, 러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영국과 프랑스의 쇠퇴, 독일의 혼란과 군국재무장, 이탈리아의 파시즘, 각국의 민족주의, 중국의 분열과 일본의 군국 제국주의 부상, 한국의 피식민지 공고화 등이 진행되고 있어서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대혼돈의 시대였다. 전쟁을 겪고 난 인류는 산산이 고립되어 또 하나의 전쟁을 준비하는 잔인한 시절이라고 볼 수 있다. 100년 전의 전후 세계 질서
중학교 1학년 입학 후 자전거 타는 것을 배웠다. 용두동 사대부중 정문 안쪽에 정문에 이르는 넓은 아스팔트 길은 주말에는 거의 다니는 사람이 없어 자전거 배우기에 좋은 곳이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친구가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왔는데 핸들에 브레이크 조정장치가 없이 페달을 거꾸로 돌리면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자전거였다. 정문 앞 길은 건물 쪽에서 찻길을 향해 어느 정도 내리막길이었다. 자전거를 처음 배워서 어설픈데 내리막에 감당 못할 정도로 가속이 붙으니 페달을 거꾸로 돌릴 여유도 없어 그대로 번잡한 찻길로 달려 나갈 판이라, 핸들을 급히 꺾어 길옆 좁은 숲 쪽에 쳐 박았다. 여기저기 멍들고 까진 것은 물론이다. ‘마법사의 제자(The Sorcerer’s Apprentice, 독 Der Zauberlehrling)’는 1797년에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가 발표한 시로, 마법사와 그의 제자 간의 이야기를 다룬 14연(聯)으로 구성된 발라드 시이다. 이 시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노련한 노마법사가 집을 떠나며 제자에게 집안일을 맡기는데 제자는 물을 긷는 일을 하게 된다. 제자는 마법사가 없는 틈을 타 자신이 배운 마법을 시험해 보
피에르 포샤르 아카데미 한국회 전임 회장이셨던 김홍기 박사님께서 2025년 3월 20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별세하셨습니다. 김홍기 박사님께서는 평생 치과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치과 임플란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 바로 김홍기 박사님이십니다. 1963년 한국 최초로 임플란트 증례를 성공적으로 시술하신 이후, 올해 50주년이 되는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KAID)를 1976년 창립하시고, 1980년 PFA 한국회를 창립하셨으며 1993년에는 국제적인 연대 모임인 한국국제구강임플란트학사회를 설립하셨습니다. 김홍기 박사님께서는 1963년부터 골막하 임플란트, Blade 임플란트(Shape Memory Blade Implant), I.T.I 임플란트 등 대한민국 최초로 다양한 임플란트 시술을 도입하셨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연수회를 개최하여 400여 명의 임플란트 치과의사를 배출하셨습니다. 일본의 제자들은 선생님의 성함을 따라 킴스임플란트 연구회를 설립하여 지금도 선생님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논문 발표 200여 회, 특강 발표를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 300회 이상 기록하며 학술적으로도 큰 발자취를 남기셨습니다. 연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2010년 한국에 막 소개된 열린 시스템의 구강스캐너 iTero 앞에 선 나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당시 아날로그 인상 채득에 익숙했던 내 손은 스캐너 렌즈 앞에서 어색하게 떨렸다. “이게 과연 임상에서 통할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서툰 실력으로 수 차례의 실패 영상 얻기를 거듭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스캔이 완성된 후, 컴퓨터 화면에 완성된 3D 모델을 보았을 때 나는 깨달았다. 이 작은 기계가 치의학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해 가을 대전에서 열린 대한치과보철학회 학술대회에서의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구강스캐너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느낀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임상 현장에서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직접 구축하기 시작했다. CAD-CAM 설계와 3D 프린팅 보철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오차 하나하나가 환자 치료 결과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밤새 문헌을 뒤지고 실험을 반복했다. 실패는 수없이 많았지만, 그 과정이 쌓여 임상시험 설계로 이어졌고, 구강스캐너 정확도 검증과 세라믹 3D 프린팅 소재 평가 결과를 SCI급 저널에 발표하는 성과를 이루어냈으며 ‘디지털 치과 전도사’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 발
인턴이 되었다. 바로 전 원고를 제출할 때까진 치의학대학원 본과생으로 소개되었던 신분이 이제는 아마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인턴으로 바뀌어 소개될 것이다. 본과 1, 2학년 땐 레지던트 선생님과 구별하지 못했던, 본과 3학년이 되고서는 점심 먹을 시간도 부족해 보였던 바로 그 ‘인턴선생님’이 된 것이다. 졸업식의 그 짜릿한 기쁨도 잠시, 2월의 마지막 주엔 인수인계를 받고 새 유니폼을 받으며 인턴으로 거듭날 준비를 했다. 본과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인턴 생활이고, 근무복 바지와 자켓형 가운이 생겼다는 것 외에 원내생과 큰 차이가 없기에 “뭐 크게 다르겠어?” 라고 생각했었던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막상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고 여러 행정업무를 하다보니 이게 첫 직장이 되었다는 것이 새삼 실감이 났다. 봉직의로서 사회에 나간 동료들보다는 순한 맛의 사회겠지만, 그래도 무엇이 중한가, 나 또한 이제 ‘사회인’이 된 것이다. 예상보다 길었던 등록금만을 내는 학생 신분을 드디어 벗어나, 월급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낯설고 신나는 변화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의실에서 도란도란 떠들며 얘기를 나눴던 동기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일터에서 각자의 일을 해내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은 한해가 지나면 싫든 좋든 누구나 한 살을 먹게 되어, 태어나서 30년이 지나면 30세, 60년이 지나면 60세가 된다. ‘나이가 들어감 또는 노화’라는 뜻은 시간에 따라 서서히 신체의 구조가 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화란 무엇인지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전문가들도 서로 다르게 말하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통상 많이 사용되는 노화는 성숙한 다음부터를 지칭하며 시간이 갈수록 비가역적으로 나빠져 사망 확률이 높아지는 과정을 말한다. 노화를 생물학적 기전으로 설명하면 우선 세포 수준에서 분화와 증식이 줄어들어 특정 분자들의 구조가 바뀌고, 일련의 반응 경로가 변화한다. 장기 및 기관 시스템의 항상성이 저하되며, 이로 인해 외부 스트레스, 질병, 사망에 대한 감수성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남녀를 막론하고 유전, 환경, 생활 양식, 영양 섭취 등이 노화에 영향을 미쳐 생활습관 및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위축시킨다. 노화는 조직 기관별로 뇌와 폐는 20세부터, 근육 30세, 뼈와 유방 35세, 눈과 치아 40세, 신장과 머리털 50세, 청각과 대·소장은 55세, 방광과 음성 65세, 간장 70세에 시작하지
얼마 전에도, 서울의 OO치과원장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환자는 눈에 띄게 감소하였고 매출이 나쁘니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해 주지 못해 직원들의 줄퇴사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어서 직원들의 줄퇴사로 인해 여러 환자관련 문제들이 있었다고 한다. “원장실 경영학”에서 이야기한 고통 3종 “돈ㅡ직원ㅡ환자”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 것이다. 불경기에는 여러 다양한 경영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하게 한다. 저가 “가격 전략”, 진료시간 연장을 통한 “생산 전략”, 직원 수를 줄이는 “인사 전략” 그리고 무리한 “마케팅 전략” 등등 모든 전략이 원장에게 순이익 감소 또는 부채를 늘리는 결과를 갖고 온다. 이런 전략으로 개인 치과의 경영상황이 단기간에 좋아지면 다행이지만 장기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폐업을 고려하게 된다. 그런데 국제 경제와 국내 경제 상황이 개인 치과 원장이 대응한다고 될 문제인가? 할아버지가 계셨다. 집은 서울이지만 선산을 만들어보려고 수십 년 전에 충청북도 시골에 작은 산을 갖게 된다. 직장과 집이 모두 서울이고 바쁘다는 이유로 “시골 작은 산”에는 3~4년에 한 번 갔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제 팔십이 되어 가묘라도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구반포는 저의 첫 개원지입니다. 구반포는 전체가 주공아파트 단지였습니다. 참 오래된 아파트 단지였습니다. 저는 아파트 상가 건물에 치과를 차렸는데 제가 치과를 열었을 때 건물의 나이가 이미 30살이 넘은 상태였습니다. 지금의 구반포는 재건축에 들어가, 제가 세 들어 있던 건물은 다 허물어졌고 새 아파트 건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치과를 운영하면서 구반포의 특별한 면모를 몇 가지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멈춘 듯한 옛날 동네, 오래된 동네답게 주민들 간에 유대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지식 수준이 높았습니다. 건강을 위한 지출에 인색하지 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복날이 되면 삼계탕 가게에서 열 개도 넘게 파라솔을 늘어놓고 삼계탕을 팔았습니다. 복날만큼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 파라솔을 설치해도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삼계탕을 파는 분도, 삼계탕을 드시는 분도 아무렇지 않았고, 동네 자체가 그 상황을 즐기는 듯 했습니다. 제가 그 동네에 들어가서 9년 동안 치과를 했는데 매년 그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동네 잔치 같은 그 모습이 시작된 때는, 민원 같은 것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카센터 사장님은 아파
사람은 신뢰 속에서 성장합니다.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 독일)는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 타인에 대한 신뢰,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자기 신뢰(Self-Trust)가 가장 기본이 되는데,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서는 타인이나 사회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기 신뢰는 자신이 내리는 선택과 결정에 대해 흔들림 없이 믿음을 갖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개인은 지속적인 성장과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에서 부모의 사랑과 믿음, 애정과 관심은 자기 신뢰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됩니다. 즉, 자신을 믿는 것은 삶의 첫걸음이며,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무조건적인 신뢰는 아이가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며, 자율성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게 합니다. 학교에서는 또래 친구, 선생님, 주변 어른들에게 신뢰를 느끼는 경험이 쌓이며, 직장에서는 동료나 상사와의 신뢰로운 관계가 형성될수록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더욱 신뢰로운 사람이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신뢰는 경험 속에서 형성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