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치과의사를 선택할까?” 이에 치과의사 10명 중 3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주한 ‘덤핑(저수가 과잉진료) 치과의 정의·실태·대안 마련’(연구책임자 한동헌) 연구의 일환으로, 치협 회원 2064명에게 치과의사의 직업 만족도와 전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 결과, 우선 “다시 태어나도 치과의사를 선택하겠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은 30.6%에 불과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36.1%,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33.3%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에게 직업으로 치과의사를 추천하겠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22.8%에 그쳤으며, ‘보통’은 35.2%,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2.0%로 가장 많았다.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절반 이상(52.6%)이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미래 전망에 대해 ‘밝다’고 본 응답자는 16.0%에 불과했다. 오히려 자신의 미래를 ‘어둡다’고 본 응답자가 44.3%로 직업적 불안정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결과는 지난 2019년 정책연이 발주한 연구 결과와 비교했을 때 더욱 암울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당시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다시 태어나도 치과의사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55.0%, “자녀에게 직업으로 치과의사를 추천하겠다”는 응답은 47.0%로 이번 조사에 비해 긍정 응답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치과의사로서 직업적 스트레스는 젊은 치과의사일수록 두드러졌다. 만 39세 이하 응답자의 62.5%는 “주변 치과와의 경쟁 압박을 많이 느낀다”고 답한 반면, 50세 이상의 응답자는 49.4%에 그쳤다. 또 치과의사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어둡다’고 평가한 응답자도 39세 이하는 48.5%에 달했지만, 50세 이상은 37.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녀에게 “치과의사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도 39세 이하는 47.6%에 달했으나, 50세 이상은 34.9%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치과의사의 직업적 가치에 대한 평가에서도 세대 차가 뚜렷했다. 젊은 치과의사들은 자율성, 생활양식(금전적 성공), 관리(대형 치과 운영)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학문 추구와 봉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정책 개선 방향에 대한 변화의 요구는 분명했다. 응답자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수가 개선’(45.1%)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치대 정원 조정’(28.3%), ‘모니터링 및 기준 마련’(10.0%)이 뒤를 이었다. 특히 39세 이하는 ‘치대 정원 조정’(37.5%)이, 50세 이상은 ‘수가 개선’(45.5%)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녀를 의대, 치대에 보내고 싶으시면 지금부터 전략을 세우셔야 합니다. 특히 의대나 치대는 1% 최상위권 학생들이 가는 곳인 만큼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겠죠. 요즘은 의학 계열 입시를 목표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준비하는 부모님들도 더러 계시니까요. 특히 수학 선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강남의 한 수학학원. 학부모 20여 명이 학원 입학과 관련한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손에는 ‘초등 의·치대 특별반 모집 설명회’라고 적힌 전단이 들려 있고, 펜으로는 학원 관계자의 입시 관련 설명을 분주하게 받아 적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바로 옆 학원도 비슷한 풍경이다. ‘의대·치대·한의대 입시는 초등학생부터’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가 버젓이 걸려 있고, 자기 몸집만 한 가방을 멘 아이들이 해당 학원으로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아이들을 배웅하는 학부모들이 전부 초등학생 저학년 자녀를 둔 젊은 학부모라는 점이다. 그들 중에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자녀를 치대에 보내기 위해 학원을 보낸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A씨는 “요즘 의학 계열 진학을 꿈꾸는 아이들은 모두 학원에서 선행 학습을 한다. 영어는 물론 수학은 5년은 기본으로 선행한다. 우리 아이도 선행 학습으로 치대 입시를 준비할 생각이다. 힘들겠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치대 등 의학 계열 입시를 준비하기 위한 사교육 열풍은 오래전부터 지속돼왔다. 문제는 최근 의학 계열 진학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선행 학습에 뛰어드는 아이들의 나이대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일부 학원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틈타 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입시 특별반 모집을 펼쳐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치동의 한 강사는 “의학 계열 입시를 대비하고자 상담하는 학부모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자녀의 나이대도 많이 내려갔다. 작년 의대 증원 덕에 그런 문의가 더 늘었고 모집 정원이 다시 준다고 해도 특별반 마케팅은 더 늘 것”이라고 진단했다. # 지나친 선행 학습·과열 경쟁 내몰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온다. 올바른 직업관을 형성하고 나아가 사회적 소통 능력을 길러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을 너무 일찍이 입시 경쟁 구도로 내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학원에서 만난 초등학교 4학년생 김 군은 의대·치대 준비반을 2년 전부터 다녔지만, 여전히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었다. 또 또래 아이들보다 한참 앞서 진도를 나가고 있음에도 어딘지 불안한 모습도 역력했다. 김 군은 “수업 내용이 어려워서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친구들이 내가 못 푸는 어려운 문제를 풀거나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때면 너무 힘들다. 이러다가 나만 뒤처지는 것 아닌가 싶고 의대에 못 가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특별반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이 대부분 의료인을 꿈꾸면서도 그 가치를 돈에 두고 있다는 점이었다. 치과계 내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 소재 한 치대 교수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는 학업 성적이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환자를 대하는 건강한 마음”이라며 “어릴 때부터 입시만을 목표로 경쟁하다 보면 그런 중요한 걸 배우는 시기를 놓치기 쉽다. 또 초등학생 때부터 치과의사를 단순히 돈 잘 버는 직업으로만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달려오면 나중에 치과의사가 되고 난 후에도 돈을 좇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초·중·고 사교육 비용은 갈수록 늘어 지난 2024년에는 29조19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2조775억 원(7.7%) 증가한 수치로 그중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13조225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정부가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제재를 펼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의료 계열 입시가 고소득 직업으로의 지름길로 전락한 가운데 올바른 직업관 형성을 위해서라도 관련 대책 및 모니터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새포 배양을 통해 실제와 같은 수준의 인공 치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하며, 임플란트 대신 인공 치아를 이식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 BBC는 최근 킹스칼리지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세포 배양을 통한 인공 치아 제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진은 세포 간 통신할 수 있는 특수 유형의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세포가 치아로 발달하도록 명령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단, 이번 연구는 세포를 치아로 배양하는 데까지만 성공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부연했다. 배양한 치아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은 아직 미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또한 완벽한 치아 이식 방법을 개발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진의 셰어시 오툴 교수는 “치아를 구강 내 이식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발치와에 다 자란 치아를 이식하거나, 또는 어린 세포를 이식해 자라게 하는 방법 등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에 개발한 치아 재생 기술은 치과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술이 언제 개발될지는 미지수다. 어쩌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후세는 이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임플란트 식립 중 우측 하악관 하치조신경을 손상한 치과 원장이 환자에게 1590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창원지방법원은 최근 환자의 소송으로 재판에 오른 A원장에게 이 같은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A원장은 우측 하악 46번, 47번 부위 임플란트 식립 시술을 하던 중 임플란트 본체가 우측 하악관을 침범해 하치조신경이 손상된 혐의로 재판에 올랐다. 재판부는 환자의 노동능력 상실률 3.3%를 적용해 일실수익과 위자료 500만 원 등을 포함해 최종 손해배상금으로 1590만 원을 산정했다. 재판부는 “우측 하악 46번, 47번 부위 임플란트 식립 시술 시 임플란트 본체를 뼈 사이에 심어 고정하는 과정에서 턱뼈 아래쪽에 있는 하악관을 침범해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치과 원장은 임플란트 식립 시술 전 검사를 통해 하치조신경관 위치를 확인하고 환자의 뼈 상태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그러나 A원장은 임플란트 본체를 과도한 깊이로 피해자의 잇몸에 삽입해 하치조신경 손상의 상해를 입게 했다”고 덧붙였다.
치과 원장의 명의를 위조해 보험금 8800만 원을 편취한 치과 직원이 법원에서 징역형 1년 2개월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로 기소된 간호조무사 A씨에게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평소 치과에서 진료비계산서 등을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B원장의 도장을 보관하게 된 것을 계기로 2년에 걸쳐 치과치료확인서 등을 위조, 보험사로부터 허위로 8800만 원을 챙겼다. 재판부는 A씨가 치과치료확인서를 위조한 후 휴대전화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한 것은 사문서 위조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 2개월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길에서 넘어져 치아가 깨진 일도 없고, 이에 관한 치료를 받은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크라운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한 것은 보험사를 기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는 점, 보험사와 변제계획에 관해 합의하고 일부 피해금을 변제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치과 임플란트가 압도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의료기기 분야 수출 1위를 탈환했다. 수출액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해 1조2400억 원 고지를 넘어서며 향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예고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4년 보건산업 수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산업 수출액은 총 252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출 실적이다. 이중 의료기기 수출은 ‘임플란트’와 ‘의료용 레이저 기기’가 수출 증가를 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0.4% 증가한 58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의약품과 화장품이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비하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치과 임플란트의 경우 전체 의료기기 수출 중 15.1%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지난해에도 변함없이 우상향 성장 그래프를 그렸다. 임플란트는 8억77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해 전년(7억8800만 달러) 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한화로 따지면 1조2450억 원에 달한다. 전체 보건산업 품목으로 범위를 확대해 봐도 임플란트는 기초화장용 제품류(화장품), 바이오의약품(의약품), 색조화장용 제품류(화장품)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치과 관련 품목인 ‘치과용 드릴 엔진’도 전년(2억7400만 달러) 대비 3.6%가 늘어난 2억8400만 달러를 기록해 의료기기 수출 분야 7위에 올랐다. # 미국 관세 정책 변수 작용 예측 특히 임플란트는 지난해에는 체외 진단의료기기에 밀려 수출액 2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초음파영상진단기, 방사선촬영기기, 체외 진단기기, 전기식 의료기기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위치에 올랐다. 전년 대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한 의료기기 품목은 의료용 레이저 기기(10.2%)와 더불어 치과 임플란트가 유일하다. 국산 임플란트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이 꼽혔다.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3억4000만 달러로 6.3% 늘어났다. 또 러시아는 1억2000만 달러로 11.2%, 미국은 6000만 달러로 64.6% 등 각각 전년 대비 증가폭이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진흥원 관계자는 “2024년 보건산업 수출은 엔데믹 전환 후 수출회복세를 유지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외적인 무역 환경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치협과 대한브라질치과의사협회(이하 KBDA)가 상호 교류를 위한 소통에 나섰다. 박태근 협회장은 지난 18일 치협 회관에서 김준호 KBDA 회장과 양 단체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했다. 특히 학술 및 치대·치전원을 통한 교류, 봉사활동 참여 등 국내 치과계와 브라질 내 한인 치과계의 접점을 찾을 방법들을 공유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브라질 내 한국 치과계의 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 특히 오스템임플란트 등 국내 치과 산업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효과로 한국의 치의학 및 기술력, 개원 환경, 정책 방향 등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회장은 “브라질에서는 현재 K 열풍이 불고 있다. 음악, 드라마를 넘어 이제는 K-덴티스트리까지도 관심이 커지고 있고, 많이 배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박태근 협회장은 “K-덴티스트리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다”며 “치의학 수준도 높지만, 그에 못지않게 세계 의료 시장에서도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태근 협회장은 브라질의 개원 환경을 청취하고 국내 개원 환경과의 유사점 및 차이점을 나누기도 했다. 브라질은 인구 2억1030만6415명으로 세계 7위에 달한다. 현재 브라질치과의사협회에 등록된 치과의사만 약 35만 명이며 협회 등록이 되지 않은 치과의사까지 더하면 그 수가 상당하다. 이 같은 개원 환경 탓에 브라질 현지에서도 프랜차이즈 치과가 난립해 수가 붕괴 및 치과의사 이미지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 덤핑 치과들이 저수가 마케팅을 펼치며 분점을 확산하는 양산과 유사한 지점이다. 이에 두 사람은 치협의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등 공감대를 형성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김준호 회장은 “이번 100주년 행사에 가보니 한국 치과계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치과의사가 이렇게 위상이 높을 수 있다고는 생각 못 했다”며 “아직은 KBDA가 작지만, 브라질 내에서도 치과의사의 독립성을 키우고 위상도 높이고 싶다. 교류를 통해 협회 운영에 있어 많이 배우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박태근 협회장도 “상황을 고려해 가능한 부분을 요청해주면 논의해보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KBDA는 브라질 내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하는 한인 치과의사들이 속한 단체로 2년 전 설립됐다. 현재 브라질 내 한인 치과의사는 약 250명이고, KBDA에 속한 회원은 42명이다.
“‘사랑은 나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다’라는 박노해 시인의 글귀처럼, 내 시간을 할애해 봉사해 본 사람은 눈앞의 돈을 덜 세게 되는 것 같다. 치과계도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 안에서만 축하하고 축배를 들고 있으면 안 된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지역의료혁신봉사단 초대 단장에 김영호 아주대학교 치과병원 병원장이 최근 선임됐다. 국내 최고 석학 단체인 의학한림원이 봉사단 조직을 발족하기는 사상 최초인 만큼, 김 단장은 큰 영예와 함께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성취에서 그칠 것이 아닌, 공공의료 속 치과의료의 터전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교육자이자 선배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학생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이은 오랜 봉사 정신을 인정받아 의학한림원 초대 봉사단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1988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김 단장은 이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아주대 임상치의학대학원장 겸 치과병원장을 지내고 있다. 그는 학생 시절 서울대 의과대 및 치전원, 이화여대 의과대 학생의 진료봉사동아리 ‘이울진료회(MFC)’ 참여를 계기로 의료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 또 지난 40년간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계속하는 등 의료소외지역 돌봄에 헌신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 근무 당시 삼성사회봉사단의 ‘삼성 밝은 얼굴 찾아주기’ 사업에 참여하며, 수많은 저소득 얼굴 기형 환자를 치료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저소득층 얼굴 기형 환자를 치료해, 그들의 인생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왔던 경험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의학한림원 봉사단장 제의도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단장은 이번 봉사단 활동이 치과의료의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거듭 강조했다. 공공의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급속히 높아지는 오늘날, 치과의료 공공성 강화는 미래 치과계 세대의 생존과 직결되리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김 단장은 의학한림원 봉사단을 통해 치과의료가 공공의료에 크게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단장은 “치과의료 공공성 강화는 다음 세대 치과계 생존과 직결되므로, 선배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치과계 성공을 내부에서만 소비하면 안 된다. 국민의 마음에 치과의료의 공공성이 자리 잡지 못해, 치과계 미래가 고목나무처럼 스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의학한림원 의료봉사가 후배들이 이 사회에서 존경과 인정을 받는 전문직으로 살아가는 데 좋은 영향을 주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조선대학교 치과대학이 세계 최초의 치과대학으로 손꼽히는 메릴랜드대학교 치과대학(School of Dentistry, University of Maryland)과 동행한다. 조선치대는 지난 17일 메릴랜드치대와 글로벌 치의학 교육 및 연구 협력 기반 마련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선 16일 진행된 조선대학교와 메릴랜드대학교의 의학·치의학·약학·간호학을 아우르는 ‘보건의료 분야 포괄 협약’에 이은 추가 협약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양측 치의학 교육 및 기술을 고도화하고 산업을 발전시킬 계기로써 기대감이 높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협약식에는 웨스 무어(Wes Moore) 메릴랜드 주지사가 참석해, 양 대학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대학은 인적 자원부터 교육·연구 정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교류를 펼칠 예정이다. 이를 구체화하고자 협약식 후에는 김희중 조선치대 학장, 임성훈 치과병원장, 마크 레이놀즈(Mark Reynolds) 메릴랜드치대 학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양 대학이 의견을 교환했다. 그 결과 ▲교수 및 연구진 교류 ▲학생 교류 및 연수 프로그램 ▲학술 정보 및 자료 공유 ▲공동 학위 및 연구 프로그램 운영 ▲공동 협의회 구성 등 다방면의 실질적 협력 체계 구축안이 논의됐다. 김희중 조선치대 학장은 “이번 협약으로 조선치대가 지역을 넘어 세계적 교육·연구 역량을 갖춘 대학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임성훈 치과병원장은 “교수진과 전공의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임상과 연구 모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크 레이놀즈 메릴랜드치대 학장은 “조선치대 교수진의 열정과 쾌적한 교육·실습 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디지털 진료 시스템과 집중 치료실 인프라가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임상 프로그램을 함께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힘들수록 동문들 서로가 서로의 울타리가 돼야 합니다.” 최근 제37대 서울치대·치의학대학원 총동창회 회장에 오른 김용호 신임 회장이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오랫동안 동창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온 김 회장은 회장 선출에 대한 기쁨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이 먼저 찾아왔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친목’과 ‘화합’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그에게 친목은 모임 그 이상의 의미다. 어려운 시대에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울타리가 돼주는 것이 치과의사로서의 정도와 정체성을 함께 지키는 길이라는 믿음이다. 김 회장은 “친목을 통해 이해와 공감을, 그 위에 신뢰와 화합이라는 가치를 얻어내는 과정을 밟아야 함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임기 간 역점 사업은 DCO(Dental Community Orienta tion) 프로그램이다. DCO는 새내기 치과의사들이 현실의 거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치과의사로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멘토링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동창회를 통해 10여 년을 훌쩍 넘도록 맥을 이어왔다. 김 회장은 “상식과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 속, 후배들이 초심을 지키며 치과의사로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실질적 도움이 될 임상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정도(正道)를 지키는 치과의사로서 서로에 대한 공감과 신뢰, 의료인으로서 자부심과 건강한 치과계의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깃들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동문 간 소통과 네트워크 강화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모든 동문사회에는 기본적인 ‘결집에너지’가 있다”며 “그 에너지가 제대로 발휘되도록 공통관심사와 입학·졸업동기, 출신·개원지역, 동아리, 전공 등을 섬세히 분석해 이미 존재하는 결집에너지가 작동되게 하는 촉매가 될 사업들을 펼쳐 동문 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증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현실의 어려움도 인정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세대 간 문화·정서적 간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 회장은 “모교 개학 100년의 역사 속에서 세대 차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도움이 될 다리는 놓을 수 있다”며 “공통된 관심사를 발굴하고, 세대 간 벽을 낮출 요소들을 기존 사업과 행사 속에 배치해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모교와 후배를 위한 동창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깊은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선배들의 올바른 정진과 발자취들이 밑거름이 돼 지금의 훌륭한 후배들과 모교의 발전이 있었다”며 “물질적 지원도 소중하지만, 선배들이 지금처럼 ‘모범’을 이어 나가 앞장서 소위 총대 메고 솔선수범하는 일, 그것이 동창회의 가장 중요한 자세요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우리 치과의사들의 일은 정말로 고귀하고 값지다. 배금(拜金)의 시류와 여러 힘든 진료여건에도 대부분 치과의사들이 환자와 사회를 위해 묵묵히 애쓰심을 안다”며 “부디 각자 모교동문회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후배들과 치과계에 대한 사랑을 보태는 채널로 품어준다면 위기와 도전의 이 시대가 조금은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